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개막 로스터 진입이 좌절된 키움히어로즈 시절 동료 김혜성을 위로했다.
이정후는 12일(한국시간)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어슬레틱스와 캑터스리그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이정후가 이날 경기를 뛰고 있던 그 시각,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팀의 캑터스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도쿄 원정에 동행하지 않으며 시즌도 트리플A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기 후 소식을 전해들은 이정후는 “혜성이가 준비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때 주전 2루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김혜성이 캠프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가장 큰 원인은 타격 조정이었다. 레그킥대신 토탭을 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아직 이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며 기대만큼의 컨택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정후는 “타격폼이라는 것이 사실 엄청 민감한 문제다.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할 때 팔 높이를 조금만 바꾼다거나 하체 중심 이동같은 것이 조금만 달라져도 타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것이 바뀐 느낌이다”며 김혜성이 쉽지않은 조정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혜성이는 다리를 들고 치던 타자가 찍고 치는 연습을 했다. 여기에 미국은 준비할 시간도 많이 얻지 못하고 바로 경기를 뛴다. 타석에서 투수와 싸워야하는데 자꾸 타격폼이 생각나고, 폼을 생각하다보면 자기와 싸우게 된다. 시범경기 기간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도 “혜성이는 좋은 선수다. 지금이 끝은 아닐 것이다. 특히 다저스는 특수한 상황(도쿄 개막전) 때문에 일찍 캠프가 끝났다. 본토 개막전 때는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남은 기간 타격을 잘 정립하면 언제든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정후역시 빅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가 적지않은 고생을 경험했다.
처음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했을 당시 “팀에서 타격폼을 바꾸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힌 그는 “그런데 팀에서 내 타격을 좋게 생각해주셨다. 그런데 작년에는 나 혼자서 싸움을 했다. 혼자서 하면 안 되는 것들을 했던 거 같다. 혼자 헤매다 보니 타석에서 혼자 싸우고, 결과에 연연하면서 배트가 따라 나가고 이런 것이 반복됐다. 작년에 재활하면서 많이 느꼈고, 타격코치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치님들이 나보다 내 폼을 많이 연구해주셨다. 데이터 팀도 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조금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이어 “메이저리그에 오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혜성이도 한국에서는 주전이고 간판스타였고 모든 것이 혜성이에게 맞춰 돌아갔지만, 여기서는 기존에 있던 선수들 위주로 돌아갈 것”이라며 김혜성이 겪을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김혜성이 교체 출전 빈도가 많았던 것에 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때는 배팅 케이지가 멀리 있어서 경기 도중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매 경기 새로운 투수의 공을 쳐야한다. 더 높은 수준의 투수를 상대해야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새로운 폼에 적응하는 과정이기에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기에 좌절하지 말고 힘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며 재차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피닉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