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월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오만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41분 이강인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황희찬의 득점은 이날 한국의 첫 슈팅이었다. 한국은 황희찬의 득점 이후 상대를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한국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35분 알리 알 부사이디에게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40분 오현규, 양현준을 투입해 승리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손흥민은 오만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매우 아쉬운 결과를 가져왔다”며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하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예선이 오만전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좋은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만전 결과에 실망해 있을 여유가 없다. 오만전을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엔 심판 판정이 아쉬울 수 있는 한판이었다.
후반 35분 알리 알 부사이디의 동점골 직전 이강인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판정에 관해 “선수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우리가 판정에 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아쉽긴 하다. 불공정한 판정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모든 걸 바꿀 순 없다. 주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덧붙여서 우리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더 깔끔한 경기,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오만전에서 큰 악재를 맞이했다. 이강인이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이강인에 앞서선 백승호가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
손흥민은 “축구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같은 동료이자 친구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봐야겠지만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오만전에서 부상자가 여럿 있는 것 같아서 더 아쉽다”고 했다.
대표팀은 오만전을 앞두고서부터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고민이 많았다.
김민재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황인범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까닭에 오만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중앙 수비수 정승현은 훈련 중 왼쪽 종아리에 이상을 느껴 오만전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의 3월 A매치 일정이 오만전으로 끝난 건 아니다.
한국은 3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차 예선 8차전 요르단과의 맞대결을 벌인다.
손흥민은 “월드컵 예선이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시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매 경기 너무나도 어렵다. 우리가 더 준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덧붙여 “오만전이 어떻게 보면 대표팀에 가르침, 배움을 전한 경기였다고 본다. 오만전을 포함한 3차 예선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도 분명히 있다. 오만전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양=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