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다음 스텝은 이탈리아 세리에A가 될까.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AS로마와 유벤투스의 2024-25시즌 세리에A 31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그리고 이날 경기장에 ‘깜짝 손님’이 찾았다. 지난해 10월 맨유를 떠나 야인이 된 텐 하흐 감독이 경기를 관람했다.
네덜란드 출신 텐 하흐 감독은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던 지도자다. 2002년 현역 은퇴 후 2012년 고 어헤드 이글스를 시작으로 바이에른 뮌헨 2군, 위트레흐트를 거쳐 지난 2017년 아약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아약스에서 팀의 우승은 물론 뛰어난 전술을 보여줬다. 특히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 돌풍을 이끌며 차세대 스타 감독 자리를 예약하는 듯했다.
이후 지난 2022년 맨유로 향하며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후 암흑기를 끊어줄 구세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해 결별을 선택해야 했다. 텐 하흐는 지난 세 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리그컵,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에서는 아쉬운 결과만 낳았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며 짐을 싸야 했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를 떠난 후 아직 무직이다. 하지만 로마와 유벤투스 경기에 모습을 비추며 차기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이 쏠리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텐 하흐는 맨유에서 잘렸지만, 곧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친정팀 아약스 복귀설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세리에A 경기에서 목격됐다”라며 “로마는 이번 시즌 이후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임시 감독이 떠난다. 그의 대체자로 텐 하흐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라며 로마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마는 지난해 10월 이반 유리치 감독을 경질했다. 레스터시티의 ‘동화 우승’을 이끈 것으로 잘 알려진 라니에리 감독은 감독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동안 연이 깊었던 로마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이를 번복하고 이번 시즌까지 임시 감독직을 수락했다. 임기는 이번 시즌까지다. 다음 시즌 로마는 새 감독을 구해야 하는 상황. 유력 후보로 텐 하흐 감독을 올려놨다.
텐 하흐 감독을 향한 관심은 로마뿐만 아니다. 여전히 아약스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또한 상황을 주시 중이다. 도르트문트는 누리 사힌 감독을 경질한 뒤 니코 코바치 감독을 선임했다. 2026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계약 해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리그 8위(승점 41)다. 3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승점 48)와 7점 차, 4위 마인츠(승점 46)과 5점 차다. 성적에 따라 텐 하흐 감독의 부임 가능성이 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