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올 시즌은 재앙이다. 절대 좋은 시즌이 아니다. 루벤 아모림 감독도 이를 안다.” ‘맨유 전설’ 파트리스 에브라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맨유는 에브라가 뛰던 시절과 많은 게 달라졌다. 에브라는 ‘절친한 친구’ 박지성과 맨유의 황금기 주역이었다. 맨유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정상에 오른 팀이었다.
맨유는 2012-13시즌 이후 EPL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UCL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건 2007-08시즌이 마지막이다.
맨유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럽 중심부에서 멀어졌다.
올 시즌은 ‘역대 최악의 시즌’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맨유는 올 시즌 EPL 36경기에서 10승 9무 17패(승점 39점)를 기록하고 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고 떠오르는 지도자 아모림을 사령탑에 앉혔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더 악화했다.
에브라는 “(올 시즌은) 재앙”이라며 “아모림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림 감독도 ‘올 시즌이 재앙’이라는 걸 안다. 나는 아모림 감독의 정직함이 좋다.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무리 생각해도 매우 안 좋다.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발전하는 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모림 감독이 팀을 맡은 지 6개월이 넘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올 시즌 맨유의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맨유는 올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 올랐다.
맨유는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마메스 경기장에서 2024-25시즌 UEL 결승전 토트넘 홋스퍼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에브라는 올 시즌 UEL 결승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브라는 “클럽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이 경기에서 승리해 차기 시즌 UCL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브라는 이어 “UCL에 나가야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UCL에 꼭 출전해야 한다. 그래야 아모림 감독 체제가 자릴 잡는 데 힘이 더해질 수 있다”고 했다.
에브라는 맨유의 UCL 우승 도전 핵심으로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꼽았다.
페르난데스는 노바라 FC, 우디네세 칼초, UC 삼프도리아(이상 이탈리아), 스포르팅 CP(포르투갈) 등을 거쳤다. 페르난데스는 2020년 2월부터 맨유 공격의 핵심으로 맹활약 중이다.
페르난데스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2022-23시즌 EFL컵 우승, 2023-24시즌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맨유의 UEL 결승 진출에도 앞장섰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UEL 13경기에서 7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시즌부터 맨유의 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빼어난 리더십까지 발휘하고 있다.
에브라는 그런 페르난데스를 극찬했다.
에브라는 “페르난데스는 현재 맨유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라며 “페르난데스가 없었다면, 맨유는 UEL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르난데스의 영향력은 그라운드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페르난데스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맨유의 중심을 잡는 리더다. 페르난데스가 없었다면, 맨유는 올 시즌 강등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에브라는 마지막으로 친정팀 맨유에 행운을 빌었다.
에브라는 “올 시즌은 잊어야 한다”며 “자신감 있게 UEL 결승전에 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