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하다.” 입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박태준(26·광주 FC)의 솔직한 심경이다.
박태준은 본래 4월 7일 입대할 예정이었다. 박태준은 광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오르며 입대를 두 달 미뤘다.
그날이 다가온다. 박태준은 6월 2일 입대한다. 입대 전까지 2경기 남았다. 박태준은 입대 전날 오후 7시 원정에서 치르는 대구 FC전까지 소화할 것으로 알려진다.
입대를 앞둔 ‘광주 중원 핵심’ 박태준이 5월 25일 강원 FC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홈에서 펼쳐진 강원전에서 0-1로 졌다.
구단 상황이 좋지 않다. 어수선한 게 사실이다. 선수단은 그런 상황 속 경기 준비에만 매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운이 좀 안 따른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선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Q. 중원에서 도전적인 패스가 많았다. 이정효 감독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나.
이정효 감독님이 별도로 무언가를 주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우린 매 경기 똑같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구현하고자 온 힘을 다한다.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더 도전적으로 하지 않았나 싶다.
Q. 입대일이 6월 2일 아닌가. 입대 전까지 2경기 남았다. 입대 전 마지막 경기가 6월 1일 대구 원정이다. 이 경기까지 뛰고 입대하나.
아마 뛰고 가지 않을까 싶다(웃음).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어서 모르겠다. 대구 원정까지 잘 소화하고 입대한다는 마음이다.
Q. 본래 4월 7일이 입대일이었다. ACLE 8강전을 위해 입대일을 연기했던 것 아닌가. 이제 진짜 가야 한다. 어떤 기분인가.
솔직히 입대일이 다가올수록 착잡하다(웃음). 나는 처음 경험해 보는 생활 아닌가. 지금껏 프로축구 선수로 자유롭게 생활해 왔다. 걱정이 좀 된다. 4월에 입대한 선임들이 ‘너무 힘들다. 마음 단단히 먹고 오라’며 겁을 준다. 최대한 남은 2경기만 신경 쓰려고 한다. 다 이기고 나서 군 생활을 생각해 보겠다.
Q. 4월 입대자들이 선임이다. 입대를 미룬 걸 후회하진 않나.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4월에 입대한 선임들이 “군대에선 하루라도 빨리 입대한 사람이 선임”이라고 하더라. 잘 적응해 보겠다.
Q. 전역자들에게 조언을 구한 건 없나.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다 똑같더라. 다들 “군 생활 할 만하다”고 하신다. 전역을 앞둔 몇몇 동생들한테도 물어보니 똑같이 “할 만하다”고 했다. 선임과 후임의 차이인 것 같다.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다 힘들어한다.
Q. 입대 전 휴가가 생긴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나.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가오는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웃음). 휴가가 생긴다고 가정한다면, 여행을 다녀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Q. 입대 전까지 2경기 남았다. 이 2경기에선 볼 터치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다.
강원전도 그랬다. 광주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이제 우리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추가 시간 포함 130분 정도 남은 것 같다. 잘하고 싶다. 팬들에게 꼭 승리를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Q. 5월 28일 울산 HD전이 입대 전 치르는 마지막 홈경기다.
꼭 이기고 싶다. 우리가 원정에서 치른 울산과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0-3으로 졌다. 지난 시즌 울산전에서 안 좋았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끊어내야 한다. 올 시즌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퐁당퐁당’이 많다. 이번엔 이길 차례다. 입대 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
Q. 입대 전 꼭 이뤄졌으면 하는 게 있나.
내가 팀 승리를 이끌고 싶다. 경기 끝나면 수훈 선수 인터뷰하지 않나. 내가 수훈 선수로 인터뷰하고 싶다. 그때 하고 싶은 말도 있다. 이건 수훈 선수 인터뷰 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Q. 이정효 감독과 따로 나눈 얘기가 있나.
입대 직전에 이야기할 것 같다. 이정효 감독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