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데뷔 첫 승이 불발됐지만, 분명 가능성을 보여준 투구였다. 한화 이글스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박준영의 이야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와 6-6 무승부를 거뒀다. 이미 2위가 확정된 한화는 이로써 83승 4무 57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들은 이제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소득은 있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박준영이 호투하며 잠재력을 과시한 것.
시작은 불안했다. 1회말 허경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김민혁, 안현민에게 연달아 볼넷을 범했다. 그럼에도 강백호(3루수 플라이), 황재균(우익수 플라이)을 돌려세우며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말은 깔끔했다. 장성우, 앤드류 스티븐슨을 중견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상수에게는 볼넷을 내줬으나, 장준원을 유격수 땅볼로 묶었다. 3회말에도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요리한 뒤 김민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안현민, 강백호를 나란히 중견수 플라이로 막아냈다. 이후 4회말에는 황재균(삼진), 장성우(삼진), 스티븐슨(유격수 플라이)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첫 실점은 5회말에 나왔다. 김상수의 볼넷과 이정훈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무사 1, 3루에서 허경민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김민혁의 우익수 플라이와 안현민의 좌전 안타, 강백호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황재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다행히 장성우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5이닝 3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110구였다. 팀이 6-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9회말 윤산흠(1이닝 4실점)이 동점을 허용했고, 무승부에 그쳤기에 아쉽게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세광중, 세광고 출신 박준영은 한화의 연고지인 대전 로컬 보이다.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지만, 사실 이번 경기 전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통산 9경기(15.1이닝)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91을 써내는데 그쳤다.
이후 2023~2025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박준영은 절치부심했고, 올해 퓨처스(2군)리그 11경기에 나서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47을 기록했다. 9월 6일 NC 다이노스전(4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과 9월 21일 고양 히어로즈전(3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에서 모두 잘 던졌다.
한화는 1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마무리 김서현의 충격적인 부진 끝에 5-6으로 무릎을 꿇으며 역전 우승 가능성이 소멸되자 이날 류현진 대신 이런 박준영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박준영은 이날 가을야구 실낱 희망을 안고 있는 KT를 상대로 호투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아쉽게 데뷔 첫 승은 불발됐지만, 분명 박수를 받을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한화에 좋은 선발 자원 한 명이 또 생겼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