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여자 핸드볼 명가 메츠(Metz Handball)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 최고 권위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으며 구단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메츠는 지난 6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MVM Dome에서 열린 2025/26 EHF 여자핸드볼 챔피언스리그 파이널4 준결승전에서 루마니아의 강호 CSM 부쿠레슈티(CSM Bucuresti)를 32-27로 완파했다.
엠마누엘 마요나드(Emmanuel Mayonnade) 감독이 이끄는 메츠는 견고한 수비벽과 효율적인 공격 전술을 앞세워 부쿠레슈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로써 메츠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린 반면, 부쿠레슈티는 2015/16 시즌에 이룩했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18,500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해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진 가운데, 경기 초반 두 팀은 극도의 긴장감 탓인지 실책을 주고받으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승부의 추가 메츠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은 전반 15분 이후였다. 메츠는 높은 슛 성공률(74%)을 앞세워 안정을 찾은 반면, 부쿠레슈티는 전반전에만 13개의 슈팅을 허공에 날리며 자멸했다. 메츠가 9-6으로 달아나자 부쿠레슈티의 보야나 포포비치(Bojana Popovic) 감독은 전반 18분 급히 작전타임을 요청했으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이날 메츠의 골문을 지킨 요한나 분드센(Johanna Bundsen) 골키퍼는 무려 17개의 슈퍼 세이브(선방률 39.5%)를 기록하며 부쿠레슈티 공격진을 절망에 빠뜨렸다. 분드센은 철벽 방어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빈 골대를 향해 직접 2골을 꽂아 넣었으며, 날카로운 장거리 패스로 팀의 속공을 진두지휘하는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다.
메츠의 공격진에서는 레나 그랑보(Léna Grandveau)와 릴루 보르그(Lylou Borg)가 창의적인 패스 워크로 경기를 조율하며 부쿠레슈티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후반전 들어 부쿠레슈티의 압박이 거세지자 메츠는 장기인 빠른 속공으로 응수했다. 메츠의 좌우 날개인 클로에 발랑티니(Chloé Valentini, 7골)와 루시 그라니에(Lucie Granier, 3골)는 상대의 실책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두 선수는 합산 10골을 터뜨리는 동안 단 하나의 슛 미스만 기록하는 완벽한 결정력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여기에 피벗 자원인 사라 부크티트(Sarah Bouktit)는 7m 드로우 5개를 포함해 100% 성공률로 8골을 폭발시키며 부쿠레슈티의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부쿠레슈티는 전반에 주축 수비수 쥬르지나 야우코비치(Djurdjina Jaukovic)가 두 차례나 2분간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후반 2골을 보태며 분전했고, 라이트백 발레리아 마슬로바(Valeriia Maslova)가 7골을 넣으며 저항했으나 승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메츠의 엠마누엘 마요나드 감독은 유럽핸드볼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이곳 부다페스트 4강전에서 오덴세에 패했을 때 정말 슬펐다. 당시에도 45분간 경기를 리드하다 뒤집혔기에 오늘도 솔직히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시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들을 수정하며 준비해 왔다. 선수들이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경기를 잘 풀어줬다. FINAL4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CSM 부쿠레슈티 라이트백 발레리아 마슬로바는 “전반전에 골을 많이 넣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률이 41%에 육박했던 것이 큰 부담이었다. 후반전에는 수비 복귀를 더 빠르게 해야 했다. 메츠는 철저하게 수비하고, 빠르게 백코트 하며, 영리하게 상대해야 하는 팀인데 오늘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메츠는 결승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헝가리의 교리 아우디(Györi Audi ETO KC)와 맞붙는다. 교리 아우디는 준결에서 브레스트 브르타뉴(Brest Bretagne Handball 프랑스)를 31-3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