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 외야수 알란 로덴(26), 그의 2026년은 절망의 연속인 듯했다. 이날 경기까지는.
로덴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겟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홈경기 8번 우익수로 출전, 5타수 2안타 2타점 기록하며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9회말 2사 만루에서 맷 페스타를 상대로 9구까지 승부를 벌인 끝에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타구를 날려 3시간 16분의 접전을 마무리했다. 빅리그 커리어 첫 끝내기 안타. 끝내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장타가 됐을 타구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그는 “정말 신난다. 이 팀에 기여하고,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큰 의미가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로덴은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미네소타로 이적했다. 미네소타가 우완 루이 바랜드, 1루수 타이 프랜스를 내주는 조건으로 우완 켄드리 로하스와 함께 영입했다.
이후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적 후 12경기에서 타율 0.158로 주춤한 가운데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염좌로 이탈했고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15경기 타율 0.302로 좋은 모습 보여줬지만,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지난 4월말 오른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6월 중순에 복귀했다.
전날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한 바이런 벅스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콜업됐고, 이날이 시즌 데뷔전이었다. 그리고 시즌 데뷔전에서 일을 낸 것.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해야한다.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다”며 말을 이은 그는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해 동료들을 위해 뛰어야 한다. 드디어 여기에 올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너무 행복하다. 최고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9회 타석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들은 ‘야구 수학’이라는 것을 한다. 어떤 시나리오로 가야 내 차례가 오는지를 예측한다. 9회에도 ‘기회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투수가 어떤 투구를 하는지에 집중했다. 작년에 상대한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다. 그냥 좋은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준비돼 있었고, 잘 풀려서 기쁘다”고 말했다.
트리플A 복귀전에서도 맹활약했던 그는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다. 남은 경기에서도 그런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한다. 어쨌든, 팀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다치지 않았다면 더 일찍 콜업될 수도 있었고,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다. 쉽게 좌절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정신적으로 어떻게 다스렸는지를 묻자 그는 “‘만약에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힘주어 답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현재에 집중하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해서 콜업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물론 머릿속으로 ‘만약에’라는 시나리오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대부분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말을 이었다.
데릭 쉘튼 감독은 “빅리그로 선수를 처음 올리거나 다시 불러올 때 이런 순간을 맞이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우리가 항상 강조한 가치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야구는 한 명이 아닌 26명 전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초반에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파울도 쳐내며 끈질기게 승부했다. 그런 긴박한 순간에 보여준 침착함은 그 선수의 현재 상태를 잘 말해준다고 본다”며 선수의 활약을 칭찬했다.
이어 “인내심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한 것뿐만 아니라, 지구 내 경쟁 팀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해냈다는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친구가 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쨌든 오늘은 그에게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며 말을 더했다.
미네소타는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리며 46승 47패로 올라섰다. 지구 선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게임 차,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 텍사스 레인저스와는 반게임 차다.
현재 팀 분위기는 최고다. 이날 선발 투수인 코너 프릴립은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같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는 말로 현재 팀 분위기를 전했다.
로덴은 “작년과 지금은 상황은 다르기에 ‘지금이 훨씬 좋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지금 분위기가 정말 최고인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정말로 이곳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미니애폴리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