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가 지난 5월 3일 인천도시공사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남시청은 3년 연속으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3위를 기록했는데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박재용이 있었다.
박재용은 이번 시즌에도 베스트7 골키퍼에 선정되며 3년 연속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지켜냈다. 여자부에서 삼척시청 박새영이 이름만으로 상대의 전략을 바꾸는 선수라면, 남자부에서는 박재용이 바로 그런 존재다. 상대 팀은 하남시청을 상대할 때 박재용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부터 고민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19-20시즌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리그에 데뷔한 박재용은 첫 시즌 4경기에서 54세이브와 1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인 2020-21시즌에는 252세이브와 38.18%의 방어율, 1골을 기록하며 신인왕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2021-22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줄면서 140세이브에 머물렀지만, 이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2022-23시즌 284세이브를 기록한 데 이어 2023-24시즌 281세이브, 2024-25시즌 251세이브, 그리고 이번 시즌 265세이브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세이브왕에 오르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박재용은 265세이브와 34.42%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골키퍼로서는 이례적인 5골과 12개의 어시스트까지 올렸다. 특히 중거리 슛 방어율 44%, 윙 슛 방어율 41%를 기록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뛰어난 선방 능력을 과시했다. 시즌 중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끝까지 골문을 지키며 다시 한번 세이브왕에 이름을 올렸다.
박재용의 가장 큰 장점은 순발력과 철저한 경기 분석이다. 상대 슈터들의 습관과 슈팅 코스를 분석해 미리 움직이는 능력이 뛰어나며,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선방 이후 곧바로 공격으로 연결하는 정확한 롱패스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시즌 기록한 5골은 그의 뛰어난 판단력과 정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골키퍼가 약 40m 떨어진 상대의 빈 골문을 향해 정확하게 던져 득점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단순한 어깨 힘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상대 골키퍼 교체와 공격 숫자까지 빠르게 판단하는 경기 운영 능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이다. 대부분의 골키퍼가 1~2골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박재용의 경기 읽는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박재용의 독주를 가장 위협한 선수는 충남도청 김희수였다. 김희수는 238세이브와 32.16%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경험과 안정감에서는 박재용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했다.
그 외에도 인천도시공사 안준기가 167세이브(37.95%), 이창우가 148세이브(35.84%), SK호크스 지형진이 143세이브(36.86%), 두산 김신학이 141세이브(30.19%)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이 골키퍼를 전·후반으로 나눠 기용하는 운영 방식을 택하면서 출전 시간이 제한됐고, 풀타임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박재용과는 세이브 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눈에 띄는 세이브 수와 안정적인 방어율, 그리고 공격의 시작점 역할까지 수행한 박재용은 이번 시즌에도 하남시청의 버팀목이었다. 3년 연속 베스트7 골키퍼 수상은 우연이 아닌 실력의 결과였으며, 대한민국 남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골키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시즌이었다.
<사진 출처=한국핸드볼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