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매매 대상이 아니다” UEFA 55개국, FIFA 대회 보이콧 선언

유럽축구연맹(UEFA)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반기를 들었다.

UEFA는 현지시간으로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UEFA와 55개 회원 협회는 뜻을 같이한다. 우리는 월드컵 및 기타 FIFA 주관 대회의 소유권을 민간 투자자에게 이전하려는 FIFA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그리고 단호하게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FIFA는 잔니 인판티노 회장 주도 아래 월드컵 대회를 운영할 자회사를 설립하고 민간에 이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UEFA 55개 회원국이 FIFA의 월드컵 관련 자회사 설립과 지분 매각에 반발, FIFA 주관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FPBBNews = News1
UEFA 55개 회원국이 FIFA의 월드컵 관련 자회사 설립과 지분 매각에 반발, FIFA 주관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FPBBNews = News1

FIFA는 200억 달러 규모의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하고, 외부 투자자로부터 42억 달러를 유치한 뒤 지분의 4분의 1을 매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FIFA의 이러한 발표에 UEFA가 긴급 회의를 예고했는데 이번 성명은 회의를 마친 뒤 나온 것.

이들은 “오늘 논의의 결과, 해당 제안이 완전히 철회되고 FIFA가 향후 축구 운영이나 대회를 민간 소유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구속력 있는 확약을 하지 않는 한, 이 제안이 유효한 상태로 남아있는 동안 UEFA 소속 국가대표팀은 어떠한 FIFA 주관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지 언론이 제기했던 월드컵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FIFA의 이번 계획은 월드컵을 투자 상품 취급한다는 점에서 국제 축구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EFA 총회에서 포즈를 취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 사진=REUTERS=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EFA 총회에서 포즈를 취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 사진=REUTERS= 연합뉴스 제공

UEFA도 “월드컵은 축구가 가진 가장 위대한 스포츠 유산 중 하나다. 이는 전 세계의 선수, 국가대표팀, 그리고 팬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다. 그 어떤 부분도 민간 투자자에게 넘겨져서는 안 된다. 월드컵은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과정도 문제가 있었다. UEFA 회원국들은 FIFA가 이번 발표를 할 때까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UEFA는 어떠한 실질적인 협의도 없이 비밀리에 일을 진행한 것이 “무책임하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처사”라며 “이는 단순히 리더십의 심각한 실패를 넘어, 세계 축구의 관리자로서 FIFA가 져야 할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 협회가 ‘축구의 가장 위대한 대회가 민간에 영구적으로 넘어가는 것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할 것인가’라는 최후통첩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적 결정’이 아니라 위협에 의한 통치이며, 전 세계 축구의 운영을 위임받은 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강압적인 행태라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자회사를 설립,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제공
인판티노 회장이 자회사를 설립,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제공

UEFA는 또한 외부 투자자가 FIFA 주관 대회의 소유권을 획득하는 순간 “축구는 영원히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북중미 월드컵은 사실상 광고 시간으로 이용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결승전 하프타임쇼 등 지나치게 상업화된 모습을 보이며 논란이 됐었다.

UEFA는 FIFA의 이번 조치가 “상업적 수익 창출이 영구적인 의무가 되고, 투자자의 기대가 매일의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그 시점부터 국제 경기 일정, 대회 방식, 그리고 축구의 미래를 결정짓는 모든 사안은 축구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주주에게 가장 큰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정적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이들의 기대에 따라 축구의 미래가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각국 협회, 리그, 클럽, 선수, 그리고 팬들의 이익이 투자자의 수익보다 하위에 놓여서도 안 된다. 축구는 재정적 이익을 위해 미래를 담보로 잡힐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FIFA 월드컵은 축구의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유럽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 월드컵은 결코 매각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차 FIFA의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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