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피에(푸른 피의 에이스)’는 무너지지 않았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힘든 여정에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결국 힘차게 포효했다. 마침 타선도 대폭발했다. 사자군단의 정상 탈환이 머지 않아 보인다.
원태인은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2026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삼성의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이날 전까지 삼성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있는 까닭이다. 정규리그 2위(83승 3무 58패)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이들은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3위 KIA 타이거즈(79승 2무 63패)를 3승 2패로 제쳤다. 이후 KS 1차전에서 7-8 분패를 당했지만, 2차전(3-2), 3차전(5-1) 승리에 이어 4차전에서도 10-5 승전보를 적어냈다. 이날도 승전고를 울릴 경우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KS 우승 트로피와 마주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원태인을 낙점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은 원태인은 명실상부 사자군단의 에이스다. 통산 213경기(1197.2이닝)에서 75승 59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적어냈다. 지난해에는 27경기(166.2이닝)에 나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을 견인했다.
올해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26경기(145.1이닝)에 출전했으나, 7승 9패 평균자책점 4.52를 써내는 데 그쳤다. 그래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선발진을 굳게 지켰다.
기존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함에 따라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불펜으로 활동했다. PO 2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출전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PO 3차전에서는 1.2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구원승을 챙겼으며, PO 5차전에서도 다시 마무리로 출격, 1이닝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삼성의 6-1 승리를 지켜냈다. 이후 KS에서는 2차전에 등판해 1.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실점(0자책점)을 마크했다.
이후 원태인은 선발 자원 최원태가 가을야구 2경기 연속 조기 강판되자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올해 KT 상대 전적도 나쁘지 않았던 편. 5차례 맞붙어 1승 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의 한계 투구 수는) 제한 없다. 포스트시즌은 선발, 불펜, 멀티 이닝 여부 등 정해놓고 관리하지 않는다”며 호투를 기대했다.
그리고 원태인은 1회초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최원준(삼진), 장진혁(1루수 땅볼), 김현수(삼진)를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는 샘 힐리어드를 삼진으로 솎아낸 뒤 김민혁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류현인, 허경민을 1루수 땅볼, 우익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첫 실점은 3회초에 나왔다. 한승택에게 유격수 맞고 좌익수 방향으로 흐르는 안타를 맞았다. 이후 권동진의 좌전 안타와 최원준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여기에서 장진혁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김현수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초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힐리어드의 우전 안타와 김민혁의 3루수 땅볼로 1사 2루에 몰렸으나, 류현인, 허경민을 중견수 플라이, 3루수 땅볼로 이끌었다. 이어 5회초에는 한승택의 삼진과 권동진의 중전 안타, 최원준의 볼넷으로 1사 1, 2루와 마주했지만, 장진혁(삼진), 김현수(2루수 땅볼)를 잡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88구였다. 원태인의 이 같은 역투를 앞세운 삼성은 6회초 현재 11-1로 크게 앞서있다. 5회말 대거 8득점하며 승기를 굳혔다. 원태인의 뒤를 이어 선발 자원인 우완 크리스 페덱이 마운드에 올랐다. 사자군단의 정상 탈환이 머지 않았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