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 엄연히 국제대회이며 우승 상금도 걸려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과 한국이 바라보는 것은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우승이 아닌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그렇지만 명확하게 짚어 가야 할 것도 있다. 더 이상 ‘공한증’은 없다. 한국이 중국을 이제 까다로운 상대로 여기듯, 중국도 한국을 못 이길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지난 9일 동아시안컵 첫 경기는 그 달라진 풍경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 한국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에는 김신욱과 이재성(이상 전북0의 연속 골로 2-1 역전 후 경기를 지배했다. 일방적인 공세였다. 그 같은 내용만 본다면 한국은 불운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그렇지만 그렇게 누구도 느끼지 않는다.
한국은 지난 9일 중국과의 2017 EAFF E-1 챔피언십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불안감을 노출했다. 한국은 불완전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스완지 시티), 황희찬(잘츠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FCO) 등 유럽파가 빠졌다. 정상 전력은 아니었지만 중국 또한 신예가 대거 기용됐다. 그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한국의 공세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이재성과 김신욱의 콤비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김진수(전북)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이번 신태용호의 최고참인 염기훈(수원)은 위협적인 공격도 펼쳤다. 그러나 전반 19분 이재성의 역전 골 이후 누구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주도권을 잡고 장악했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비의 위치 선정도 미스였다. 실점 과정도 너무 허무했다. 측면 수비부터 문제였다.
어차피 중국전이 한국의 운명을 뒤바꿀 건 없다. 한국은 내년 6월 러시아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그 사실은 변함없다. 또한, 동아시안컵 결과에 관계없이 신태용호의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이 달라졌다.
한국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중국과 맞붙어 1무 1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패배를 설욕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발언대로 그때도 한국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마다 한국이 중국에 절대 강하다는 속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결과만 아니라 내용이 증명한다. 중국 선수들은 더 이상 뒤로 발을 빼지 않는다. 공격적으로 맞서는 중국에 고전하는 한국이다. 되풀이되고 있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한중전의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최근 6번 맞대결에서 2승 2무 2패로 호각을 다퉜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흐름이 없다. 아슬아슬한 흐름이 적지 않았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다. 자신감을 얻었을까. 중국이 더 크지 않을까. 얻은 것은 중국이 더 많았다. 더 이상 한국을 이기지 못할 상대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을 것이다. 비겼어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