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25년 만에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1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코트의 야전 사령관 박찬희(32·전자랜드)가 한국 농구의 전체적인 시스템이 더 발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8일 중국 광저우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 17~32위 순위결정전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80-71로 이겼다.
한국은 1994년 캐나다 대회 조별리그 3전 전패 후 순위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집트를 89-81로 이긴 이후 한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1998년 그리스 대회에선 조별리그(3전 전패), 순위 결정전(2전 2패)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16년 만에 출전한 2014년 스페인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5전 전패를 기록했다.
코트디부와르전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한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박찬희.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이번 대회서도 연패가 이어졌다. B조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69-95 패), 러시아(73-87 패), 나이지리아(66-108 패)에 3연패를 당했고 6일 중국과 순위결정전 1차전에서는 73-77로 졌다. 월드컵 무대 14연패였다.
박찬희는 김선형(SK), 양희종(KGC인삼공사)과 더불어 스페인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출전했다. 이날 박찬희는 33분 6초동안 코트에 나서 14점 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박찬희는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다음은 박찬희와의 일문일답
-마지막 경기 유종의 미를 거뒀다.
“5년전에도 월드컵에 나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월드컵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전력을 다했지만 아마 팬들이 보시기엔 많이 부족한 경기였을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각자 팀을 위해서,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
-한국 농구가 월드컵에서 25년 만의 승리를 거뒀다.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전을 보면서 절대 쉽지 않을 거라 봤다. 신체조건도 월등하고 또 우리도 부상을 많이 당했다. 그 와중에 준비를 많이 했다. 이런 업적을 이뤄서 기쁘긴 하다. 하지만 더 빨리 이겼으면, 순위결정전이 아니라 조별리그에서 이겼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사실상 8명으로 경기를 했는데.
“막판에 힘든 경기를 하느라 많이 지쳤다. 체력은 그전부터 운동하며 괜찮았는데 경기 감각이 부족했다. 시즌 끝나고 오랜만에 하다 보니 경기 감각을 찾으려고 했다.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이 나와서 다행이다.”
-코트디부아르전, 어떤 점을 집중했나.
“수비다. 높이가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고 스피드도 있지 않나. 상대가 외곽슛도 있더라. 경기를 보면서 준비를 했는데 유효했다.”
-일정도 빡빡했는데 대회 전체를 돌아보자면.
“나라를 대표해서 나오면 항상 힘들다. 선수들에 따라 책임감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이번 대회는 특히 힘들었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플레이를 못한 게 아쉬웠다. 나 또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서 힘들었다. 당연히 경기를 못하면 질타를 받는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플레이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질타를 받으니 더욱 아쉬웠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실감했다.”
-한국 농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단기간에 바뀌는 건 힘들 것 같다. 국제 대회를 보다 보면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개인 기량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마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농구하는 사람 모두와 KBL에 있는 사람들, 유소년을 지도하는 사람들이 앞으로의 청소년 농구에 선진적인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박찬희 선수가 얻은 건 무엇인지.
“사실 나는 잃은 게 많은 것 같다(웃음). 다른 팀 농구를 보며 많이 느꼈다. 정말 농구라는 스포츠 자체에서 우리가 뒤떨어져 있다는 걸 말이다. 유소년 시스템이나, 개인 기술 같은 게 더 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많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