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야구인은 키움 히어로즈의 2020년을 전망하면서 신데렐라가 다시 구두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했다. 신데렐라는 가장 화려한 시절을 만든 투수코치를 3년 만에 감독과 제자 사이로 재회했다.
신재영(31)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 12경기에 나가 1승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선발 기회도 얻었으나 불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29⅓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신인상을 탔던 2016년부터 3시즌 연속 100이닝을 던졌던 신재영이었다.
입지가 좁아진 신재영은 영웅군단의 가을야구 돌풍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2016년과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 아픈 기억으로 웃지 못했으나 가장 씁쓸했던 가을은 2019년이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신재영이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야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키움은 지난해 11월 손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손 감독은 3년 만에 영웅군단에 돌아왔다. 투수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서.
신재영은 손 감독을 누구보다 반겼을 선수 중 1명이다. 2016년 당시 투수코치였던 손 감독의 지도 아래 신재영은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신인상을 거머쥐었으며 억대 연봉까지 받았다. 지금 그는 7000만원 투수가 됐다. 연봉은 3000만원이나 깎였다. 삭감률은 이택근(90%)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신재영은 “감독님과 다시 만나서 좋다. 하지만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잘해야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지 않겠는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몸부터 가볍게 만들었다. 혹독한 훈련으로 100kg이 넘던 체중을 8kg을 감량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더 줄여 80kg 후반에서 90kg으로 만들 계획이다.
신재영은 “항상 위기였지만, 이번에는 ‘기회가 더 없을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강했다. 비시즌에 운동도 빨리 시작했다. 그래도 즐기면서 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잘하는 부분만 하자’라고 말씀하셨다. 그 부분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장점이던) 제구가 많이 흔들렸던 만큼 다시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안 됐다. 자연스럽게 위축됐고 자신감도 잃었다. 자신감부터 회복해야 하는 신재영이다.
그는 “지난해는 너무 안 돼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가벼워진) 몸이 좋아지고 밸런스를 되찾아 좋은 공을 던진다면, 자신감도 얻을 것 같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4년간 30승을 올린 신재영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동등한 위치는 아니다. 도전자로서 뒤에 있다.
신재영은 “이젠 내 자리가 없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야 롱릴리프라도 맡을 수 있다. (그 역할에서) 잘한다면 선발투수 기회도 찾아오지 않을까. 2016년처럼은 아니더라도 꼭 경쟁력 있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