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로맥(35·SK)은 리카르도 핀토(26)에게 든든한 형이다. 청백전을 마친 후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KBO리그 4년차 외국인 타자에게 달려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로맥도 냉철하게 분석해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은 핀토의 마지막 등판 경기가 유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지 않는다면, 21일부터 타 구단과 교류전을 갖는다. 이날 6이닝을 던진 핀토는 추가 청백전 등판 계획이 없다.
그렇지만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2회와 3회에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4실점을 했다. 상대의 소나기 펀치에 핀토는 코너에 몰렸다. 청백전 평균자책점도 4.84까지 올랐다.
로맥은 핀토와 세 차례 대결을 펼쳤다. 3타수 2안타 1병살타. 2회 친 2루타는 핀토가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 핀토의 아웃코스 150km 속구를 밀어서 쳐 공략에 성공했다.
“훈련 때 타격 타이밍이나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밀어서 치는 건 좋은 징조 같다”라며 로맥은 만족스러워했다.
핀토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부탁하자, 로맥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는 먼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맥은 “SK 외국인 선수 중 맏형이어서 (새로 온) 두 선수의 고충을 들어주려 하고 있다. (연착륙 중인) 닉 킹엄보다는 핀토가 더 자주 찾아와 고민을 이야기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핀토는 아직 배우는 과정이다. 한국 야구에 적응해야 하고 몸 상태도 끌어올려야 한다. (냉정하게 보면) 핀토는 자기 장점의 공과 다른 공으로 감을 잡고 있다. 자신만의 피칭 레퍼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라고 전했다.
완벽주의자인 핀토는 로맥의 조언을 상기하며 다음 등판에 응용하고 있다. 타자의 시점에서 보이는 공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점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핀토는 4회 이후 타자 10명을 상대해 사구 1개만 기록했다. ‘무심 투구’의 반전이었다.
로맥가 쓴소리만 하는 건 아니다. 그는 “오늘 상대했더니 2~3개 정도 좋은 공이 있었다. 이따 숙소에 들어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돌아온 답변은 “비밀”이었다. 그리고 로맥은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