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라모스 2번 카드, 선수 단점 보완·팀 득점력 극대화 노린다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해 로베르토 라모스(27)가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으로 활약하며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었다. 라모스는 이병규(47, 현 LG 타격코치)가 1999년 기록했던 팀의 단일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 30개를 경신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득점권 상황에서 약했던 부분은 LG에게 분명한 고민이었다. 라모스의 2020 시즌 득점권 타율은 0.274로 해결사의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주자 1, 2루시에는 0.222(27타수 6안타), 1, 3루에서는 0.250(12타수 3안타), 만루에서는 0.133(15타수 2안타) 등으로 약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류지현(50) LG 감독은 이 때문에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라모스의 타순을 4번이 아닌 2번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했다. 출루에 강점이 있는 홍창기(28) 바로 뒤에 라모스를 붙여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른 타순이 유동적일 수는 있지만 1번 홍창기, 2번 라모스, 3번 김현수(33), 9번 오지환(31)의 경우 고정적으로 올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류 감독은 23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라모스의 지난해 성적과 여러 가지 데이터를 놓고 내부에서는 (2번 기용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라모스 본인도 어느 타순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시범경기라서 시도하는 단발성 타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모스의 2번 기용은 최근 현대 야구의 트렌드 중 하나인 강한 2번타자에도 맞닿아 있다. LG는 지난해 김현수(33)를 몇 차례 2번 타순에 배치하는 실험을 했었다. 강한 2번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류중일(58) 전 감독의 의지가 반영됐다.

류지현 감독의 시도는 더 과감하다. 전통적인 4번타자 이미지의 라모스를 과감하게 2번에 기용한다. 특정 타순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로 선수를 배치하는 게 아닌 데이터와 확률에 기반한 조합을 찾았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류 감독은 “라모스 2번 배치는 지난해 부임 이후부터 구상하기 시작했다”며 “내가 현역 시절 스몰볼을 했다고 해서 내 스타일로 가는 건 아니라고 봤다. 우리 팀에 맞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어떤 조합이 최상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라모스 2번 기용이 나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또 “홍창기의 출루율이 높지 않다면 이런 계산을 안 했을 것이다. 2사 이후 투수들이 볼넷을 내주면 집중력, 구위가 조금 떨어지는 시점이 있을 수 있다”며 “확률적으로 라모스가 2번에서 한방으로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기회들도 적지 않게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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