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2021 KBO리그 정규시즌이 10일 재개됐다. 지난달 중순 NC 다이노스의 ‘호텔 술판’ 방역수칙 위반 여파로 일정이 중단되기 전까지 전반기에는 역대급 순위 다툼이 이어졌다. 후반기 역시 각종 사건사고와 올림픽 참사 여파 속에 좀처럼 최종 순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11일 현재 1위 kt 위즈와 6위 NC 다이노스의 격차는 6.5경기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7위 두산 베어스는 2.5경기 차에 불과해 언제 순위표가 크게 요동쳐도 이상하지 않다. 상위권 팀들은 수성을, 중위권 팀들은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온전한 전력과 분위기로 후반기를 시작한 팀들이 없다.
키움의 경우 후반기 첫 경기부터 홍원기(48)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일 외야수 송우현(24)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또 한 번 구단 전체가 비판에 휩싸였다.
이강철(왼쪽) kt 위즈 감독과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정규시즌 후반기 첫 경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키움은 한현희(28), 안우진(22)이 지난달 초 수원 원정 숙소 무단 이탈 및 음주, 방역수칙 위반 등으로 시즌 아웃된 상태다. 이번 주말부터 새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5)이 합류하지만 서건창(32)의 LG 이적과 송우현 이탈에 따른 출혈이 더 크다.
도쿄올림픽 기간 마당쇠로 대표팀 불펜을 책임졌던 마무리 조상우(28)의 경우 당분간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개인사로 미국으로 출국한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32)의 복귀 역시 불투명하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디펜딩챔피언 NC도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창원 홈 경기에서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3)를 선발투수로 내세우고도 2-5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박석민(36), 이명기(33), 권희동(31), 박민우(28) 등 주축타자 4명이 ‘호텔 술판’과 방역수칙 위반으로 올해는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사실상 1.5군급 라인업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도쿄올림픽에서 최악의 부진에 허덕였던 주전 포수 양의지(34)의 상태도 걱정이 크다. 경험 많은 베테랑이지만 얼마나 빠르게 심신을 추스르고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t 위즈 강백호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첫 타석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선두 kt도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주축 타작 강백호(22)를 둘러싼 팬들의 따가운 시선이 걱정이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껌백호’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기 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강철(55) kt 감독이 대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진화에 나섰지만 빠른 분위기 수습이 필요하다.
2위 LG와 3위 삼성의 경우 마무리 투수들의 멘탈이 걱정이다. LG 고우석(23), 삼성 오승환(39)은 도쿄올림픽에서 큰 상처를 안고 돌아왔다. 고우석은 국가대표팀에서의 부진을 끊는데 실패했고 오승환은 커리어 역대 최악의 부진 속에 고개를 숙였다. 올림픽의 여파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진다면 순위 싸움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4위 SSG 랜더스도 상황이 좋지 않다. 주전 포수 이재원(33)이 허리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올림픽을 마치고 복귀한 최주환(33)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뛸 수 없게 됐다. 타선의 기둥이 두 개나 빠진 가운데 후반기 시작부터 버티기를 해야 한다.
7위 두산도 주축 선수가 도핑테스트에 적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당 선수가 억울함을 호소한 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청문회에 출석해 입장을 소명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징계가 확정되면 규정에 따라 72경기 출전 정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