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까지 미뤘던 200안타 타자, 타격폼 사이에서 길을 잃다

'KBO리그 유일 200안타 타자' 서건창(32)는 지난 6월3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7월 들어 2군 재활 경기에 나서고 있다.

2군에선 5경기서 17타수6안타, 타율 0.353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도 0.476으로 대단히 높다. 후반기 부터는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는 굳이 서두르지 않고 있다. 서건창이 아니어도 대안이 될 선수들이 계속 나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이 FA 신청까지 미루며 올 시즌에 다 걸기를 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타격폼에서 길을 잃으며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앞으로도 서건창이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직 확실한 타격폼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안타 시절의 타격 폼을 잃어버린 서건창은 위력도 크게 반감됐다. 지난 해 실패에 이어 올 시즌에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서건창은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6월초까지 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2 1홈런 11타점 24득점 OPS .5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타격의 답을 찾기 위해 구도의 길을 택했지만 전혀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타격 폼 변화가 문제의 발단이다. 그래도 3할은 칠 수 있는 선수였지만 이젠 그 마저도 무너졌다.

서건창은 2020시즌 3할 타율이 무너진 뒤 다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타력 증가를 위해 타격 폼에 손을 댄 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기는 200안타를 친 다음 해인 2015년에 있었다.

넥센 출신 한 현역 코치는 "서건창이 당시 장타율을 높이기 위해 200안타 타격 폼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두자릿 수 홈런은 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 때부터 서건창은 길을 잃기 시작한다. 2015시즌 홈런은 3개에 불과했다. 장타력도 끌어올리지 못하고 200안타를 쳤던 좋은 타격 폼마저 잃어버리게 됐다. 이후 이런 저런 시도를 해왔는데 이젠 좋았을 때의 폼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 하다. 수 없이 많은 폼으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200안타 당시의 밸런스는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건창은 매년 새로운 폼으로 도전을 이어갔다.

발전을 위한 도전 정신은 높이 살 만 했지만 결과물이 안 좋다보니 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까지 지적되고 있다.

넥센 출신 코치는 "그 때 서건창을 말려야 했었던 것은 아닌지 후회스럽다. 그 때 폼을 유지했다면 200안타를 몇 번은 더 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서건창 타격폼은 너무 복잡해서 뭔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한 욕심이 결국 서건창의 앞 길을 가로 막고 있는 셈이다.

수 많은 LG 타자들을 살려낸 이호준 LG 타격 코치도 서건창의 타격폼에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이 코치는 "서건창의 타격 폼은 심오하다고 할까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다.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원 포인트 레슨은 가능해도 큰 틀에서의 변화는 시도하기 어렵다. 본인만의 세계가 너무 깊기 때문에 손 대는 것이 조심스럽고 어렵다. 스스로 길을 찾아내기만을 기다져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10번 시도 해 3번만 거둬 들여도 성공으로 대접 받는 어려운 영역이다.

서건창이 홈런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한국 야구사는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재수를 택했다. 그만큼 올 시즌 각오가 남달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1군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한 번 신청을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 성적으론 FA 신청을 한다해도 거취가 쉽게 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타까운 시간만 자꾸 흘러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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