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인데 벌써 158km가 나온다.
한화 이글스의 전체 1순위 신인 김서현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고교 시절 심준석, 윤영철과 함께 특급 유망주로 평가됐다. 심준석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전체 1순위는 김서현의 차지였고 그렇게 문동주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물론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SNS 논란이 있을 정도로 시작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후회와 반성 끝 다시 마운드에 선 김서현은 압도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벌써 한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김서현은 KIA전 8회 3-5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현상을 대신해 등판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첫 등판에 대한 설렘과 부담이 컸던 것일까. 이우성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했다. 변우혁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황대인에게도 연속 볼넷을 기록, 결국 포수 박상언이 마운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마음을 다잡은 김서현은 황대인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김호령을 삼진 처리했다. 주효상의 타구에 맞으며 잠시 주춤했으나 곧바로 1루에 송구, 실점 없이 8회를 마쳤다.
김서현은 이날 던진 18개의 공 가운데 대부분 직구였을 정도로 변화구보다는 최대한 정면 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구가 되지 않아 초반 흔들리기도 했으나 김호령을 삼진 처리한 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결국 위기를 이겨냈다.
불안정했던 제구를 제외하면 구속은 압도적이었다. 최고 구속이 무려 158km가 나왔다. 150km대 구속을 꾸준히 유지했다. 일단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여지없었다.
KIA전에서 등판한 7명의 한화 투수 중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건 김서현과 한승주(2이닝), 이태양(0.2이닝)이 전부였다. KIA 타선에 무려 8점을 내준 경기였지만 김서현은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이다.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점수를 내주지 않은 건 고무적인 부분이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 초봄이다. 그럼에도 158km라는 구속이 나온다. 정규시즌은 아니더라도 프로 첫 경기이자 첫 투구였다. 기대감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결과다.
한화는 이미 2022시즌 문동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김서현까지 확실히 가치를 증명한다면 그들이 오랜 시간 그린 큰 그림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김서현이 보여준 투구는 분명 ‘괴물’이라는 타이틀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