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면 최악” 개막 승리에도 KIA 토종 좌완이 냉정해진 이유는

“내용만 보면 최악이었죠.”

KIA 타이거즈의 토종 좌완 투수 이의리(20)는 개막 2연전 시리즈 2차전 승리에도 자신에게 냉정한 태도를 견지했다. 이유는 왜일까. 내용에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의 토종 좌완 투수 이의리가 개막 2연전 2번째 경기 승리에도 자신의 투구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사진(인천)=김원익 기자

프로 3년차 이의리는 지난 2시즌 동안 팀의 4번째 투수로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그러다 이의리는 이날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2연전 2번째 투수라는 중책을 맡았고, 데뷔 이후 최다 타이인 6사사구를 허용하고 실책 등으로 3실점을 했지만 끝내 리드를 지켜내고 선발투수의 임무를 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종료 후 만난 이의리는 “편하게 던지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리듬대로 던지지 못한 것 같고 조금 힘을 빼고 던졌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부분은 정말 안 좋았던 것 같다”며 자신의 투구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밸런스가 흔들렸던 이유는 뭘까. 이의리는 “이유가 있을까?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왜 안 될까, 왜 안 될까’하다 보니 ‘난 나 혼자의 싸움’을 한 것”이라며 부진의 원인을 분석한 이후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을 없애보려고 잡히는 대로 그냥 던져 보니까 그래도 중간에는 조금 괜찮았다”며 오히려 무심했던 상황의 결과들이 더 좋았다고 고백했다.

또 이의리는 “부담보단 재밌게 던지고 싶었다”며 이번 개막 시리즈 2차전 중책을 맡은 마음가짐을 전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결과적으로는 임무를 완수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솔직히 내용만 보면...이런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최악에 가깝다”면서 “최다 볼넷 타이로 많이 기록해서 선배들과 팬들에겐 굉장히 미안하지만 그래도 5회까지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2023 시즌 첫 등판을 평했다.

매 시즌 한 차례씩 이렇게 많은 볼넷을 내주는 경기가 있었다. 이의리는 “올해는 (이런 경기가) 더 안 나오도록 해야될 것 같다. 또 볼넷을 안 주는 게 목표인데 이 경기는 안됐으니까 다음 경기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의리는 여전히 ‘강력한 구위’와 ‘좋은 제구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민 중이다.

이의리는 “솔직히 냉정히 말해 내가 살살 던진다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도 아니고 세게 던진다고 잘 들어가는 것도 아니”라며 자신의 제구력을 평한 이후 “구속은 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고, 커맨드도 경험이 쌓이고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많이 찾으면 잘 될 것이라고 믿기에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 한다”고 했다.

2일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은 “구위만 놓고보면 이의리가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의리가 장기적으로 우리 팀의 강한 2선발로 성장해야 팀도 더 강해진다”며 이의리에게 강한 믿음과 기대를 내비쳤다. KIA팬들 역시 이의리가 양현종의 뒤를 잇는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그런 기대를 충분히 안다. 이의리는 “모든 분이 알고 계실 것이다.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치기 힘들단 걸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이 아직 안정이 안됐기에 더 노력하고 기대에 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의리는 그렇다고 너무 제구력의 틀에 얽매이진 않겠다고도 했다.

“올 시즌 목표는 ‘안정감 있는 투수’이긴 하지만 그게 안 됐을 때는 구위로 그냥 밀어붙여야 한다.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말이다. 상황마다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지금 120구를 던지더라도 목표 이닝을 계속 채워보고 싶다. 목표로 잡은 이닝 숫자는 있는데 그게 너무 말도 안되는 수치라 시즌이 끝나면 밝히겠다.”

인터뷰 내내 이의리는 자신에게 대해 냉정할 정도의 독설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금의 고민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독기와 뚝심도 드러내보였다. 시즌이 끝날 때 쯤에야 이의리의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가 뭐였는지 드러나겠지만,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프로 3년차인 올해만큼은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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