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 묻어가고 있는 FA 삼수생, 그러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묻어갈 수 있을 때 묻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장기 처방은 될 수 없다. 하루빨리 페이스를 되찾아야 한다. 팀과 개인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LG 2루수 서건창(34) 이야기다.

서건창은 많은 기대와 함께 새 시즌을 맞았지만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서건창은 많은 기대와 함께 2023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2년간 끝 모를 추락을 했던 서건창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옛 스승 염경엽 감독과 재회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염 감독은 넥센(현 키움) 시절 서건창의 200안타를 함께 했던 지도자다.

서건창의 추락은 당시 타격폼에 손을 댄 것부터 문제의 시작이었다는 진단을 내렸던 지도자였다.

염 감독은 LG 감독을 맡으며 서건창에게 다시 2루수를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전제 조건이 있었다. 200안타 시절 타격폼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당시 서건창의 장점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지난겨울 많은 땀을 흘렸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 염 감독은 “전성기 시절의 70% 정도는 돌아왔다”고 했었다.

서건창이 0.280 정도만 쳐줘도 LG 타선엔 한결 탄력이 붙는다. 전성기 시절까진 아니더라도 하위 타선에서 자동 아웃만 안 되면 LG 공격력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때문에 서건창의 변화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개막 이후 4경기서 보여 준 서건창의 타격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LG 타자들 중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지만 타율은 0.105에 그치고 있다. 전성기 시절은 커녕 최근 몇년 간의 부진했던 모습을 채 털어내지 못했다.

결국 찬스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서건창이 2루를 제대로 맡아주지 못하면 LG의 계산은 복잡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팀이기 때문에 더욱 조급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송찬의 김민성 등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타격 능력도 그리 높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다. 하위 타선에서 힘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아직까진 괜찮다. 잘 치는 선수들에게 묻어갈 수 있다.

LG는 팀 내 타율 1위 홍창기(0.583)을 시작으로 3할 타자만 6명을 보유하고 있다. 박동원과 서건창 정도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럴 땐 조금 못 쳐도 티가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부진이 장기화하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LG가 좀 더 치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서건창이 2루를 맡지 못하면 염경엽 감독의 구상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서건창은 최근의 부진 탓에 FA 신청 자격을 보유하고도 차마 신청을 못하고 있다. 벌써 3년째다. 개인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에는 어떻게든 부활해야 한다.

200안타 시절의 타격 메커니즘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답은 찾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마냥 기다려줄 수만은 없다. 서건창이 안된다면 플랜 B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플랜 B도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건창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노력의 결실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동료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기 전에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서건창은 다시 잊혀진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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