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건축가’로 알려진 유현준 유현준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여의도(서울 영등포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광장아파트 1·2동 설계를 맡는다. 유 대표가 재건축 아파트 설계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광장아파트 1·2동 조합 추진위원회는 최근 주민총회를 열고 재건축 설계업체 공모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유현준 건축사사무소를 설계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유현준 건축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단지명은 ‘트리니티(TRINITY·가칭)’로 정해졌다.
유 대표는 광장아파트를 14층에서 49층으로 층수를 높여 기존 2개동·168가구를 3개동·300가구 규모의 초고급 아파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그동안 ‘개인 공간과 소통’을 강조해왔다. 이번 설계안에도 이같은 부분이 반영되면서 저층부의 테라스·경관을 특화하는 등의 디자인 컨셉이 적용됐다. 모든 가구가 ‘샛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단지 상층부는 파노라마뷰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방과 방 사이를 연결하는 창문도 설치된다.
3개 동을 잇는 스카이브릿지와 저층부에 테라스·경관 특화형을 제시한 점도 추진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관계자에 따르면 유 대표의 미국 보스턴 뉴베리 스트리트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그동안 토크콘서트 등에서 뉴베리 스트리트에 대해 “거리가 아름다울 수도 있는지를 처음 느낀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스턴 지하철 하인즈 컨벤션센터역과 공원인 보스턴 커먼을 잇는 뉴버리 스트리트는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쇼핑거리이자 걷고 싶은 거리 가운데 하나다.
1978년 준공된 광장아파트는 1~11동이 들어서 있다.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 1~2동과 3~11동 분리 재건축으로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났다.
현재 광장아파트 1·2동 재건축은 초기 단계다. 조합 설립 등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가 큰 만큼 얼마든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단지는 과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강화된 규제로 인해 정밀안전진단 단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 설립을 위해 필요한 동의율인 75%를 훨씬 초과한 89.28%를 채운 상태”라며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여전히 남은 규제다.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규정대로 재초환이 적용되면 조합 설립 시점 가격이 반영되기에 시장 상황에 따라 재건축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