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일찍부터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두산 베어스의 3위 탈환을 이끌었음에도 브랜든 와델은 승리의 공을 타자들에게 돌렸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7-4로 이겼다. 전날(4일) KT에 패하며 공동 4위로 내려앉았던 두산은 이로써 2연패에서 탈출하며 47승 1무 43패를 기록, 하루 만에 다시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선발투수 브랜든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그는 91구의 볼을 뿌리며 7이닝을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초반에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1회초부터 3회초까지 매회 한 명의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4회초에는 황재균(1루수 플라이)과 박병호(유격수 땅볼), 장성우(유격수 땅볼)를 차례로 잠재우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5회초에도 김상수(3루수 땅볼), 오윤석(삼진), 배정대(삼진)를 상대로 차분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은 브랜든은 6회초 들어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안치영에게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어 앤서니 알포드와 문상철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안치영의 2루 도루와 황재균의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봉착했다. 그러나 브랜든은 침착했다. 이호연을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브랜든은 김준태(투수 땅볼)와 장준원(3루수 땅볼), 오윤석(삼진)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처럼 빛나는 쾌투로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경기 후 만난 브랜든은 겸손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일찍부터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의 공을 타선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브랜든은 “오늘 장승현 포수와 호흡이 매우 좋았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그가 매우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항상 구속과 구종의 변화로 승부를 가져가려고 하는데 오늘 그게 잘 됐다”고 호투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브랜든은 외국인 투수라 이러한 무더위가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을 터.
그럼에도 그는 “날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도 많이 마시고 자기관리도 잘 하다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무더운 날씨에도 팬들이 찾아와서 열심히 응원해주신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팬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