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여름 극장가. ‘오펜하이머’가 개봉 첫날부터 10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가운데, 거액을 투자했던 한국 영화들이 엇갈리는 성적표에 웃고 울고 있다.
텐트폴로 개봉전부터 관객들의 주목을 받은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4편의 성적표를 알아봤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범죄도시3’, ‘밀수’에 이어 세 번째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16일만에 쾌거를 이뤘지만, 손익분기점 400만을 넘지 못했다. 다만 텐트폴 영화 4편 중 가장 늦게 개봉했기에 뒷심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재난 이후의 이야기를 극강의 리얼리티로 녹여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서사와 빈틈없는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로 호평을 모으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4편 중 ‘밀수’가 유일하다. 손익분기점 400만을 넘긴 ‘밀수’는 480만을 훌쩍 넘고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케미로 여름 내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 2일 함께 개봉한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각각 100만 명과 50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현재 두 영화 모두 박스오피스 10위권 밖으로 차트 아웃됐다.
‘더 문’은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기록을 세운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와 도경수, 그리고 김희애의 조합으로 몰입도 높은 연기를 자랑했다. 또 VFX(시각특수효과)에 4K로 작업하는 등 높은 기술력과 영상미를 자랑했지만, SF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선택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비공식작전’은 실관람객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는 저조했다.
톱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의 투톱 케미를 내세웠지만, ‘피랍’이라는 소재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비공식작전’에 앞서 ‘모가디슈’ ‘교섭’ 등이 관객들을 먼저 찾았기 때문에 관심에서 살짝 밀려나게 됐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