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대기록부터 팀 승리까지 책임진 남자라면 라운드 MVP 자격이 충분하다.
창원 LG의 ‘이집트 왕자’ 아셈 마레이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당당히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올라섰다.
마레이는 화려하지 않은 선수다. 탄탄한 수비, 넓은 시야, 그리고 압도적인 리바운드 능력을 뽐내며 LG 국내선수들이 기량 이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에 가깝다.
그러나 2라운드 9경기에서 보여준 마레이의 활약은 매우 눈부셨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LG의 무풍질주를 이끌었다.
마레이는 2라운드 9경기 동안 평균 33분 55초 출전, 18.4점 17.7리바운드 5.7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했다. 리바운드 1위, 어시스트 3위, 스틸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이 왜 최고 외국선수인지 증명했다.
KBL 역사에 없었던 대기록도 세웠다. 2라운드 9경기 동안 166점, 159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초의 단일 라운드 150-150-50을 달성했다.
단테 커닝햄의 허리 문제가 심각해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던 2라운드다. 어쩌면 LG 입장에선 가장 큰 위기라고 볼 수 있는 지금 그들이 8승 1패를 질주한 건 마레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점이 무섭다. 마레이는 자신의 강점인 보드 장악력, 리바운드, 그리고 시야와 패스를 유지하면서 공격에서도 힘을 내고 있다.
4번 자원이 부실한 LG인 만큼 림과 가까운 곳에서의 공격은 다소 한계가 있다. 실제로 1라운드 동안 LG의 페인트존 공격 성공 횟수는 18.7회로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마레이가 2라운드 동안 평균 7.4회 페인트존 공격에 성공, 힘을 보태며 2라운드 19.8회로 4위까지 올랐다.
유일한 약점처럼 꼽힌 자유투 역시 이제는 마레이의 무기가 됐다. 그는 지난 7일 부산 KCC전에서 무려 8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100%를 자랑했다. 자유투 성공률도 1라운드 44.4%에 비해 2라운드 69.6%로 크게 상승했다.
현재 2라운드 MVP 경쟁에서 마레이를 위협하는 건 팀 동료 양홍석, 그리고 수원 kt의 허훈, 패리스 배스, 고양 소노의 이정현이다. 그들 모두 개인 활약 및 팀 성적이 준수한 편.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마레이는 분명 가장 가능성 높은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마레이가 2라운드 MVP에 선정된다면 지난 1라운드 디드릭 로슨에 이어 이번에도 외국선수가 라운드 MVP가 되는 것이다. 더불어 마레이는 KBL 데뷔 후 첫 라운드 MVP가 된다.
또 외국선수가 2회 연속 라운드 MVP가 되는 건 2017-18시즌 브랜든 브라운과 애런 헤인즈가 나란히 5, 6라운드 MVP가 된 이후 5년 만이다. 월간에서 라운드 MVP로 바뀐 뒤 외국선수가 1, 2라운드에서 MVP가 된 건 2015-16시즌 헤인즈가 유일하다.
마레이에게 있어 2라운드 최종전인 9일 kt전은 어쩌면 라운드 MVP를 위한 최고의 임팩트를 남길 기회가 될 수 있다. kt에는 허훈과 배스 등 2라운드 MVP 경쟁 후보들이 있는 만큼 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쐐기를 박는 것과 같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