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이 아깝지 않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가 역대급 외인 트리오를 완성했다.
KT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선수 웨스 벤자민과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KT는 앞선 7일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KT 팬들은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세 선수 모두 KT에서 뛰었고, KT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성적이 모든 걸 말해준다.
2017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입단한 로하스는 83경기에 나와 101안타 18홈런 56타점 52득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KBO 무대에 안착했다.
이후 2018시즌 144경기 타율 0.305 172안타 43홈런 114타점 114득점, 2019시즌 142경기 0.322 168안타 24홈런 104타점 68득점을 기록한 로하스는 2020시즌 KBO를 평정했다. 2020시즌 142경기 타율 0.349 192안타 47홈런 135타점 116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홈런왕, 타점왕, 득점왕은 물론 리그 MVP도 로하스의 몫이었다.
KT에 있는 동안 511경기 타율 0.321 633안타 132홈런 409타점 350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982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후 일본으로 가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KT는 로하스의 기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쿠에바스와 벤자민은 일찌감치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올 시즌 보 슐서를 대신해 KT와 다시 인연을 맺은 쿠에바스는 18경기 12승 무패 평균자책 2.60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가 14번이나 됐다. KBO리그 최초 선발 무패 승률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9시즌부터 KT에 뛰면서 2019-20시즌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2021시즌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투수로 활약하며 KT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KT에서 통산 100경기 45승 23패 평균자책 3.64를 기록했다.
벤자민은 지난 시즌 중반 KT와 손을 잡았다. 벤자민은 오자마자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 2.70으로 호투했다.
특히 가을야구가 KT와 재계약을 맺을 수 있던 결정적인 계기였다. 벤자민은 지난해 10월 10일 정규시즌 최종전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6이닝 1실점(승) 호투 후 이틀 쉬고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삭제하며 모두에게 놀라움을 줬다.
그리고 3일 쉬고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당시 KT는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벤자민의 호투는 눈부셨다.
올 시즌에도 KT와 함께 한 벤자민은 일찌감치 이강철 감독이 지목한 KT 개막전 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기대대로 4월 1일 LG 트윈스와 경기서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무자책)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개막전 기세를 잇지 못하고 주춤할 때도 있었다. 전반기 승수는 9승을 쌓았지만 평균자책이 4.16으로 높았다. 4월 평균자책 5.60, 5월 4.26, 6월 3.62였다. 후반기 반전에 성공했다. 12경기 6승 3패 평균자책 2.69로 반등했다. 7월에는 4승 무패 평균자책 1.67을 기록하며 7월 월간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벤자민은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 3.54를 기록하며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20승)에 이어 다승 2위로 시즌을 마쳤다.
KT가 세 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지불한 금액은 총액 380만 달러. 로하스가 총액 90만 달러, 쿠에바스가 총액 150만 달러, 벤자민은 총액 140만 달러다. 한화로 약 50억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들이 KBO에서 보여준 성적이면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나도현 KT 단장은 “로하스는 다른 리그에서 뛸 때도 꾸준히 지켜봤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익숙한 팀에 온 만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쿠에바스도 이미 기량이 검증됐으며, 몸 상태에도 이상이 없기 때문에 재계약을 추진했다. 다음 시즌에도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벤자민은 KBO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좌완 투수로 다음 시즌에도 선발 투수진에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최하위에서 2위로,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2년 만에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다.
역대급 외인 트리오를 갖춘 KT, 오직 V2만 바라본다.
한편, 로하스-쿠에바스-벤자민은 오는 2월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KT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