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여유로워졌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구상하는 올 시즌 선발진에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오 코너 시볼드-데니 레예스 그리고 원태인이 축으로 이루고 있다. 그 뒤를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 받치고, 이승현-이호성-최채흥 등이 마지막 5선발 자리를 두고 싸우고 있다.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올 시즌은 지켜봐야 한다. 외인 원투펀치를 맡을 코너와 레예스는 KBO 첫 시즌이다. “제구력도 좋고, 성실하고, 적극적이며 동료들과도 잘 지낸다”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백정현은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인해 시즌 완주를 하지 못했다. 관리가 필요하다. 5선발은 이승현-이호성 등이 자리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가장 믿을만한 선발 자원은 원태인이다. 경복중-경북고 출신으로 2019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지난 5년 동안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 폭이 컸던 선수다.
2019시즌 26경기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4.82, 2020시즌 27경기 6승 10패 평균자책 4.89를 기록한 원태인은 2021시즌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 3.06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2022시즌에도 27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 3.92, 2023시즌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7승(7패) 밖에 거두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이 3.24로 준수했다. 통산 132경기 41승 40패 2홀드 평균자책 3.92.
승리만 보면 안 된다. 꾸준함을 봐야 한다. 원태인은 데뷔 후 5년 동안 726이닝을 소화했다. 토종 투수 가운데 누적 이닝 1위. 또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63회로 KIA 타이거즈 양현종(67회)에 이어 KT 위즈 고영표와 토종 2위. 지난 시즌에도 3년 연속 10승에는 실패했지만 QS 17회로 리그 전체 9위-국내 선수 2위에 자리했다.
또한 국가대표로서도 그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투혼의 피칭을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경기 10이닝 1승 평균자책 0 14탈삼진을 기록하며 한국의 4연패에 힘을 더했다. B조 조별예선 1차전 홍콩전 4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슈퍼 라운드 2차전 중국전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종료 후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는 대만전 선발로 나와 5이닝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결승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두둑한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3억 5천만원에서 22.9% 인상된 4억 3천만원에 사인했다. 자유계약(FA) 선수와 비FA 다년계약 선수를 제외한 이번 재계약 대상자 가운데 최고액을 받은 선수가 되었다.
이처럼 원태인은 믿고 보는 투수가 되었다. 이제는 군 문제로서 자유로워진 만큼, 더욱더 날카로운 투구로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할 거라 박진만 삼성 감독은 믿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삼성의 스프링캠프에서도 원태인의 몸 상태는 좋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불펜에서 피칭하는 것만 봐도 이전 시즌들에 비해 여유가 생겼다. 국제 대회 경험을 쌓으면서 부담감을 덜다 보니, 자기 자신에게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며 “자기 볼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선수인데, 지금 자신감이 가득하다. 몸도 잘 만들었고, 계획대로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 아쉽게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키플레이어로 점찍은 베테랑 오재일과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의 도움을 받아, 올 시즌은 10승 이상을 챙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원태인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이 승리를 많이 챙기지 못했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게 불펜 문제도 있지만, 타격도 도와주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키플레이어 오재일을 비롯한 타자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난 시즌보다는 훨씬 많은 승수를 챙길 거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이 최종 결렬됐고, 알버트 수아레즈도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원태인의 어깨는 무겁다. 어느덧 6년 차가 된 원태인이 삼성의 에이스로서 팀을 3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오키나와(일본)=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