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은 기존의 웬만한 선수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이 1군 데뷔전을 앞둔 황준서에게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최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이강철 감독의 KT 위즈와 2024 프로야구 KBO 정규시즌 홈 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또한 황준서의 데뷔전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장충고 출신 황준서는 187cm, 80kg의 체격을 지닌 좌완투수로, 150km대의 빠른 볼과 안정적인 제구가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은 황준서는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는 잠재력을 발휘하며 5선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아쉽게 5선발은 김민우에게 돌아갔지만, 빠른 시일 안에 황준서에게 기회가 왔다. 김민우가 경미한 담 증세를 보인 것. 그렇게 황준서는 이날 1군 데뷔전을 가지게 됐다.
아무래도 1군 첫 등판이기에 떨릴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사령탑은 걱정하지 않았다. 황준서의 담대한 배짱을 주목했다.
경기 전 만난 최원호 감독은 “배짱은 기존의 웬만한 선수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웃음). 그런 걱정은 크게 들지 않는다”며 “와르르만 아니면 괜찮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보통 기준점으로 하는데, 경기 중반까지 3점 이내로 막아주면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날(30일) 황준서의 투구 수를 75구 안팎이라고 밝힌 최 감독은 또한 “4~5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 4~5점을 초반에 확 줘버리면 쉽지 않다. 더군다나 KT는 전력이 좋은 팀이다. 3점 이내로 5회까지만 막아주면 대등한 경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선전을 기대했다.
황준서가 이날 압도적인 펼친다 해도, 일단 다음 등판에서는 김민우가 출격한다. 전제조건은 ‘건강’이다.
최원호 감독은 “(황준서의) 오늘 활약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등판은 김민우”라며 “김민우가 한 턴을 거를 정도로 몸에 문제가 있어서 황준서로 가는 것이다. 다음 김민우 등판을 볼 것이다. 혹시 모른다. 던지다가 몸이 또 그럴 수 있다. 괜찮으면 김민우로 간다. 다음 등판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화의 분위기는 매우 좋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6승 1패를 기록,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한화가 정규리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3월 30일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개막전 우천 취소 후 첫 승을 거둔 한화는 나머지 구단이 모두 1승 1패를 작성한 덕에 1위에 오른 바 있다.
최 감독은 “아직 10경기도 안 했는데 (축하 인사를) 많이 받고 있다”며 “1위 타이틀 보다는 6연승한 것이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동안 하위권에 있었고, 특히 시즌 초반 상당히 패가 많았다. 시즌을 치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올 시즌에는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다른 해보다는 좀 더 기대감을 갖고 시작했다. 초반에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기분이 좋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최원호 감독은 “불펜에서 중요한 상황에 주현상, 한승혁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주현상은 지난해에도 중요할 때 잘해줬고, 올 시즌에도 초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다고 할 수 있다”며 “(한)승혁이는 지난해 전력에 크게 도움이 안 됐던 미지수의 선수였다. 시범경기 때부터 이어져 온 좋은 컨디션이 정규시즌에 이어져 상당히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상승세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경기 전까지 페라자는 타율 0.520(25타수 13안타) 3홈런 5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은 “(페라자 효과가) 많이 크다. 어느 팀이나 외국인 타자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올 시즌 페라자가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지난해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안치홍도 가세를 했기 때문에 팀 내에서도 그렇고 상대 팀이 봤을 때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좀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전력에 없었던 임종찬 등의 선수들도 생각지도 않게 중요할 때 좋은 역할들을 해줬다. 전체적으로 잘 맞물려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화는 이날 황준서와 더불어 문현빈(2루수)-페라자(좌익수)-채은성(1루수)-노시환(3루수)-안치홍(지명타자)-김태연(우익수)-임종찬(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하주석 대신 이도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최원호 감독은 “하주석이 개막해서 풀로 뛰었다. 개막 시리즈 같은 경우는 긴장도가 올라가는 경기고 피로도가 있다. (이)도윤이가 (상대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에게 정타 비율이 높다. 종합적으로 봤다”며 “(김)태연이도 벤자민에게 기록이 괜찮다. 게임을 하도 못 나가서 한 번씩 나가야 한다. 운영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2연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KT는 투수 벤자민을 필두로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조용호(좌익수)-장성우(포수)-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명단을 짰다. 중심 타자인 박병호가 빠지고 문상철이 대신 출격한다.
박병호는 최근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이번 일전 전까지 7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160(25타수 4안타) 3타점에 그치고 있다. 타고난 장타력이 강점이지만, 아직까지 단 한 개의 타구도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타격 코치도 한 번 쉬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우완 불펜 자원 손동현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 시즌 3경기(2.1이닝)에 출격한 그는 평균자책점 11.57로 흔들렸다.
이 감독은 “(손동현의) 볼이 너무 안 올라오는 것 같았다. 좀 쉬었다 가라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 올라왔다. 팔 스윙이 늦어졌다. 구속이 안 나오면 안 되는 선수”라며 “캠프 때부터 게속 걱정을 했다. 어제도 일부러 내 봤는데 더 안 좋더라.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 했다. 좀 쉬었다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신 우완 문용익이 올라왔다. 지난 2017년 2차 6라운드 전체 59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해까지 75경기(72.2이닝)에서 4승 2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올렸다. 비시즌 기간 김재윤이 자유계약(FA)을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고, 문용익은 보상 선수로 KT에 합류하게 됐다. 30일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강철 감독은 “(문용익이) 잘 던졌다고 보고를 받았다. 볼이 빠르니 한 번 기용해 볼 것”이라고 했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