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죽다 살아났다.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최전방 공격수 티아고의 동점골로 합산 스코어에서 우위를 지켜내며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서울이랜드는 그토록 바랐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이랜드와 홈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전북은 1·2차전 합계 4-2로 승리하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전북이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아갔지만 전반 추가시간 상대 공격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자칫 연장으로 흘러갈 수도 있던 상황에서 후반전 초반 티아고의 헤더골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고, 합산 스코어에서 다시 우위를 점하며 미소 지었다.
이번 시즌 계속되는 부진 속 구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맞이해야 했던 전북은 피 말리는 사투에서 K리그2 상승세의 이랜드를 꺾고 다음 시즌 K리그1 패권 탈환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이랜드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 시즌 김도균 감독의 부임, 대대적인 영입 투자 속 K리그2 돌풍을 만들며 리그 우승 경쟁까지 펼쳤다.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과 더불어 첫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하며 ‘승격’에 대한 꿈을 키워갔지만 그 길목에서 다시 돌아서야 했다.
전북은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티아고-김진규, 송민규-이영재-박진섭-전병관, 김태현-김하준-연제운-김태환, 김준홍이 출전했다.
이랜드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몬타뇨-김신진-브루노 실바, 박창환-오스마르-서재민, 박민서-김오규-김민규-채광훈, 문정인 나섰다.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간 양 팀, 전북은 박진섭이 3선에서 빌드업을 도우며 4백 형태를 유지했고, 이랜드는 박창환, 서재민이 공격 진영에 머물며 함께 전방압박을 가했다.
전북에게 기회, 이랜드에게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전반 22분 우측면 전병관이 수비를 제치고 박스 안쪽까지 파고들었고, 슈팅 직전 상대 태클에 걸려 쓰러졌다. 페널티 킥이 선언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넘어갔다.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전반 29분 박스 앞 티아고가 내준 패스를 김진규가 박스 앞쪽까지 전진 후 왼발 슈팅을 이어갔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이어 전반 34분 역습 상황에서는 우측면 전병관의 크로스가 뒤로 흘렀고, 박스 안 송민규가 잡은 뒤 아웃사이드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이랜드는 좌측면 몬타뇨, 우측면 브루노 실바를 앞세워 전북의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더불어 장신 공격수 김신진의 높이를 이용한 공중볼 경합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잠잠했던 이랜드가 전북의 분위기를 제대로 깨뜨렸다. 전반 추가시간 좌측면 몬타뇨가 왼발로 강하게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브루노 실바가 헤더로 내리꽂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두 팀의 총합 스코어는 2-2 동률이 됐다.
후반전 전북이 먼저 변화를 가져갔다. 전병관을 빼고 전진우를 투입했다.
전북이 이랜드의 골문을 겨냥했다. 후반 4분 박스 앞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영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전북은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고, 이랜드에게 한 방을 날렸다. 후반 5분 스로인 상황에서 수비 라인을 따돌린 김진규가 볼을 받은 뒤 빠르게 박스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티아고가 헤더로 돌려놓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총합 스코어 3-2로 다시 전북이 앞서갔다.
이랜드가 반격해 갔다. 후반 12분 우측면에서 공격을 풀어냈다. 브루노 실바가 꺾어 찬 패스가 박스 앞 박창환에게 향했고, 박창환은 결을 살려 그대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높게 떠올랐다.
이랜드는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6분 몬타뇨, 서재민을 대신해 변경준, 백지웅을 투입해 공격에 힘을 더했다.
전북도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31분 이영재를 대신해 문선민을 투입해 공격의 속도를 더했다. 이어 이랜드는 후반 37분 브루노 실바를 뺴고 정재민을 투입했다.
이랜드가 공격적으로 나서며 골문을 노렸으나 수비게 전북의 수비를 허물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40분 김하준, 송민규를 대신해 홍정호, 한국영을 투입해 수비적으로 나섰다.
팽팽한 흐름 속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후반 42분 이랜드의 공격 상황에서 이준석과 김태환이 충돌했다. 두 선수는 머리를 맞대며 날카롭게 맞섰다. 감정적인 모습을 두 선수는 계속해서 부딪혔고, 주심은 두 선수 모두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어 전북은 후반 추가 시간 김진규를 빼고 안현범을 투입해 김태환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추가 시간은 무려 11분이나 주어졌다. 두 팀 모두 10명이 뛴 가운데 이랜드가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다 후반 추가시간 8분 전북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수비가 걷어낸 볼이 전방으로 향했고 치고 달리 전진우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이후 박스 앞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패스를 내줬고, 반대편 문선민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끝냈다.
결국, 전북은 홈 전주성에서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K리그1 잔류를 확정하며 팬들과 기쁨을 나누게 됐다.
[전주=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