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개발공사의 핵심 센터백 이연경(1991년생)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황지초등학교부터 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 그리고 국가대표를 거치며 수많은 영광과 고난을 겪어왔다. 일본, 서울, 대구, 부산을 거쳐 이제 경남개발공사의 일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녀는 팀의 성과와 함께 자신만의 색깔을 빛내고 있다.
이연경이 핸드볼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운동회에서였다.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가 반 바퀴 차이를 따라잡으면서 체육 선생님 눈에 띄었다”는 일화는 그녀의 남다른 재능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시절 핸드볼에 대한 애정은 크지 않았다. “도망 다니기 바빴다”는 말처럼, 핸드볼을 좋아하지 않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고3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했고, 그 노력은 실업 데뷔와 국가대표 선발로 이어졌다.
2011년 서울시청에서 실업 무대 데뷔를 한 뒤 대구광역시청, 일본 리그, 부산시설공단을 거쳐 지난해 경남개발공사로 이적한 이연경은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일본에서의 시간은 그녀에게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감독님이 일본어 몰라도 된다고 해서 갔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뛰어난 실력으로 두 차례 베스트 7에 선정되었고, 2020-21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경남개발공사로 이적한 이연경은 하위권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하위권 팀이어서 고민도 많았지만, 빨리 적응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합류 이후 팀은 정규리그 2위와 전국체육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연경은 팀 성적에 대해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주변에서 ‘이연경 효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전했다.
핸드볼에서 센터백은 경기의 지휘자 역할을 한다. 이연경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센터백을 맡아 단련되었지만, 최근 몇 년간 역할이 변하며 부담도 늘었다. 이전에는 센터백이 어시스트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골을 넣는 공격의 핵이 됐기 때문이다. “솔직히 쉽지 않다”고 토로했지만, 그는 해결해 줘야 할 상황에서는 꼭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경남개발공사를 강팀으로 올려놓았다.
그녀는 경남개발공사에서의 첫 시즌이 섬세한 플레이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리그 시작까지 준비 기간이 짧아서 세밀한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도 어려울 때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회고했다.
경남개발공사의 성공 비결로 이연경은 간절함과 팀워크를 꼽았다. “팀워크가 좋아야 좋은 수비가 가능하고, 이기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이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며 동료들을 칭찬했다. 이러한 팀의 분위기가 결과로 이어졌고, 이연경은 이를 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겼다.
이연경은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로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팀과 함께할 시간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10일 경기가 끝나고 팀에 복귀하면 팀워크 강화를 위해 동료들과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훈련 후 개인적으로 골키퍼 오사라의 도움을 받아 슛 연습을 할 정도로 스스로를 단련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연경은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성과를 우선시한다. “개인 타이틀보다 팀 우승이 목표다. 통산 1030골을 넣었는데, 팀 우승을 위해 150골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경남개발공사의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선점을 제안하기도 했다. “팬들이 겨울에 기다리시는 동안 추위를 덜 느끼도록 기다리는 공간을 마련하거나 만남의 시간을 체계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연경은 시즌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작년보다 더 돈독해지고, 당당한 경남개발공사다운 플레이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자”고 격려했다. 팬들에게는 “항상 감사하며, 이번 시즌에도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꼭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이연경의 합류 이후 놀라운 도약을 이뤘다. 그녀의 경험과 리더십은 팀에 큰 자산이며, 다가오는 시즌 더욱 강해질 경남개발공사의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이연경은 핸드볼 선수로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며 팀과 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안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연경 프로필
1991. 10. 02.
황지초등학교-황지여자중학교-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2016 베스트7, 20-21 챔피언전 MVP, 베스트7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은메달
2024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국가대표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