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이현승, 금채림 등 MBC 기상캐스터들이 세상을 떠난 고(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옷을 입고 날씨 방송을 진행했으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MBC 기상캐스터 이현승, 금채림, 김가영은 지난 15일 방송됐던 ‘뉴스데스크’ ‘뉴스와 경제’ ‘MBC 뉴스’ ‘뉴스투데이’ 등의 프로그램에 검은색과 네이비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날씨 뉴스를 이어왔다.
색을 맞춘 의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이를 접한 많은 이들은 2024년 9월 15일 세상을 떠난 고 오요안나를 애도하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주기를 맞은 만큼 그와 직장 생활을 같이했던 기상 캐스터들이 그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지켜본 대중의 반응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망 전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괴로워했으며, 가해자로는 그의 직장생활을 같이 했던 동료 캐스터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고인은 2021년부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해 왔으나, 지난해 9월 15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풀림과 동시에 안에 담겨있던 자필 메모, 일기, 녹취록, 카카오톡 대화 내용 속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정황이 발견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후 MBC는 주 동자로 지목당한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유족 역시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요안나는 떠났지만, 주동자가 MBC에서 쫓겨난 것 외에는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다. MBC는 오요안나의 사망 1주기에 맞춰 15일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 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유족 측은 “MBC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딸을) 쓰고 버렸다”고 반발하며 “제2의 오요안나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론 역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규제가 없다면, 아무리 전문가를 영입한다 한들 ‘괴롭힘을 여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기에 ‘직장 내 괴롭힘’의 직접 가해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 방관자로 거론되는 이현승과 김가영은 현재까지 방송을 아무런 제재 없이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대중을 분노하게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금채림을 제외하고 논란 초기부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사과나 추모의 입장도 없었던 이 ‘검은 옷’을 입는 행위가 일종의 ‘쇼’이자 ‘기만’이며 ‘2차 가해’라는 의견만 팽배할 뿐이다.
한편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MBC와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해결 의지가 없었다. 오요안나를 잃고 하루하루 고통이다. 요안나가 없는 세상에서 난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MBC를 용서할 수 없다”며 8일부터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단식 투쟁을 진행 중에 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