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야 토푸리아의 다음 상대는 누구일까. 일단 아르만 사루키안은 아니다. 그렇다면 단 한 명만 떠오른다. 바로 패디 핌블렛이다.
토푸리아는 지난 6월, 찰스 올리베이라를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페더급 정상에서 스스로 내려온 후 이뤄낸 더블 챔피언 영광. 이제는 그의 1차 방어전 상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후보가 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가 없었다. 토푸리아는 여러 라이트급 파이터와 갈등을 안고 있으나 1차 방어전 상대가 될 확실한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근 사루키안이 댄 후커와 만나게 되면서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한 명이다.
미국 매체 ‘블러디 엘보우’는 “UFC는 역사상 가장 큰 경기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경기를 위해 오래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이트급은 MMA에서 가장 강력한 체급 중 하나였다. 하빕과 마카체프가 지배한 시절을 지나 이제는 토푸리아가 정상에 있다”며 “이 체급이 흥미로운 건 언제나 뛰어난 도전자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포이리에, 게이치, 올리베이라가 있었고 그들로 이해 가장 큰 팬층을 보유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토푸리아를 제외하면 라이트급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핌블렛이다. 그는 독특한 성격, 그리고 영국 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받고 있어 여러모로 스타성이 있다. 그리고 토푸리아와 엄청난 갈등을 안고 있어 매치업 상대로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
다만 핌블렛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의 기량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권을 얻을 정도의 확실한 승리가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지금이 적절한 시기, 적절한 위치가 될 수 있다.
사루키안이 후커와 만나게 되면서 이 경기는 사실상 ‘의미 없는 매치’가 되고 말았다.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후커를 만나면서 한 번 더 돌아가게 된 것이다.
‘블러디 엘보우’는 “사루키안은 당연히 차기 타이틀 도전자가 됐어야 했으나 UFC 311 메인 이벤트 하루 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화이트에게 벌을 받고 있다. 화이트가 사루키안을 배제할 생각이라면 다음은 핌블렛이다”라고 바라봤다.
화이트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핌블렛을 토푸리아가 아닌 다른 상대와 만나게 했다가 패배하면 차기 타이틀 도전자를 잃게 된다. 사루키안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후커를 만나게 한 것부터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재밌는 건 토푸리아와 핌블렛이 만나게 되면 엄청난 체급 차이의 매치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푸리아는 기본적으로 페더급에 가까운 몸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핌블렛은 웰터급에 가까운 체격으로 체중 감량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현실적인 부분을 떠나 토푸리아와 핌블렛은 끊임없이 서로를 공격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절정의 라이벌 관계. 토푸리아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날, 핌블렛은 옥타곤으로 올라와 직접 만나기도 했다(물론 화이트의 분노를 산 순간이었지만).
‘블러디 엘보우’는 “현재로선 약점이 많은 핌블렛이 토푸리아에게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UFC가 이 경기를 성사시켜야 할 최적의 시기에 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기회를 완전히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