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마지막 득점은 김혜성의 몫이었다. 많은 일이 벌어진 득점 상황, 주위에서는 어떻게 봤을까?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 연장 11회 승부 끝에 2-1로 이겼다.
11회말 2사 만루에서 앤디 파헤스가 때린 땅볼 타구를 상대 투수 오라이언 커커링이 잡아 홈에 던졌는데 송구가 크게 빗나가며 3루 주자 김혜성이 홈을 밟으며 경기를 끝냈다.
이날 경기 내내 내야와 외야에서 호수비를 보여주며 다저스 타선을 막았던 필라델피아는 투수 송구 실책 하나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승리는 다저스의 열한 번째 포스트시즌 끝내기 승리였으며 시리즈 승리를 확정한 것은 1978년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빌 러셀의 안타, 2021년 와일드카드 게임 크리스 테일러의 홈런 이후 세 번째였다.
안타 출루 이후 김혜성에게 바통을 넘겨줬던 토미 에드먼은 “롤러코스터같은 경기였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특히 마지막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타구를 보면서 ‘세 번째 아웃이 잡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송구가 엉뚱한 곳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당연히 우리가 기대했던 승리 방식은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한테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 그저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2사 1, 3루에서 커커링을 상대로 볼넷을 고르며 만루 기회를 이은 키케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리즈 우리는 꼭 장타에 목을 맬 필요가 없었다. 실책이든 뭐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면,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 희생번트 상황에서 선행 주자를 잡는 플레이를 성공시키는 등 작은 부분에서 필라델피아보다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정말 잔혹했다”며 상대 투수에 대한 동정심을 드러냈다. “상대는 오늘 정말 좋은 수비를 했다. 그 장면은 PFP(투수 수비 훈련)에서 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아마도 수천 번은 연습했을 것이다. 그는 아주 집중한 상태였다. 아마 아웃 카운트와 상황은 잊어버리고 타자를 잡는 것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는 대단한 선수다. 그리고 그가 정말 안타깝다. 우리가 이겨서 기쁘지만, 그는 올해 정말 좋은 시즌 보낸 엄청난 투수”라며 생각을 전했다.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덤덤한 모습이었다. 커커링에게 해준 말을 묻자 “그저 계속해서 고개를 들라고 말해줬다. 순간의 흐름에 휩쓸린 거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팀을 위해 정말 잘 던져줬다. 모든 부담을 짊어진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우리는 팀으로서 이기고, 팀으로서 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커커링을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톰슨은 “이런 장면이 우리가 어떤 팀인지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듯, 우리는 팀으로서 이기고 팀으로서 진다. 그들은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기분은 나쁘지만, 서로를 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보기 좋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