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LA다저스 포스트시즌 최고의 발견은 ‘불펜 투수’ 사사키 로키의 부활이다.
사사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 8회초 등판, 10회초까지 아홉 명의 타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틀어막았다. 팀도 2-1로 이기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로 네 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5 1/3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가게 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에는 2이닝을 생각했다. 그러나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밀고나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눈하나 깜빡이지 않더라. 그는 준비돼 있었다. 도망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강인함은 일본 문화의 일부다. 그는 일본에서 평생을 스타처럼 살았던 선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를 계속 내보내는 것이 최고의 옵션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날 사사키에게 3이닝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날 사사키의 등판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선에서 역대 최고의 불펜 퍼포먼스”라고 극찬했다.
이번 시즌 그가 걸어온 길을 떠올리면 사사키의 지금 모습은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았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회복 후 재활 등판에 나섰지만 고전을 거듭했다. 그대로 시즌이 끝날 것처럼 보였으나 불펜 투수로 화려하게 변신, 지금까지 활약중이다.
“순수한 기쁨으로” 이닝을 마친 사사키를 더그아웃 앞까지 나와 맞이했던 로버츠는 “그의 성장, 그리고 팀에 기여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우리는 그에게서 정말 특별한 것을 보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난 오프시즌 그가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큰 무대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이제 겉면을 긁은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며 재차 사사키를 칭찬했다.
사사키는 “그저 3이닝을 무사히 던질 수 있었다는 점이 기뻤다”며 이날 자신의 등판을 돌아봤다.
그는 “필라델피아 원정에서 분위기를 약간은 경험할 수 있어서 기뻤다. 다시 이곳 다저스타디움에 돌아왔을 때는 긴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말을 이었다.
‘구위는 환상적이었고 자신감이 필요했던 거 같다’는 지적에는 “정확한 지적”이라고 답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커맨드도 원하는 만큼 돌아왔다. 이런 점이 오프스피드 구종 구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게됐다”며 자신의 투구를 분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애리조나에서 재활할 때 문제점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준 코치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그 지점에 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과정이었다. 그러나 구속을 되찾는데 있어 그분들의 도움이 굉장히 컸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갈 분명한 길을 제시해주셨다”며 문제점을 찾는데 도움을 준 코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