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패배하고 바로 그만뒀어. 이곳에 돌아와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줘.”
한때 UFC 여성부를 지배했던 ‘무서운 누나’ 크리스 사이보그. 그는 현재 PFL에서 커리어의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다. 곧 은퇴를 하게 될 운명이지만 ‘사이보그’라는 이름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사이보그는 2016년 UFC 입성 후 무패 행진을 달리다 아만다 누네즈에게 충격 패배했다. 이후 벨라토르, PFL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1985년생, 이제는 40대가 된 그는 2026년 은퇴를 예고했다.
사이보그는 ‘MMA 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라리사)파체코와의 경기 후 나는 ‘레거시 투어’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2경기만 남았고 은퇴를 준비하며 이 챕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2026년은 모든 것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 나는 40세가 됐고 내년이면 41세가 된다. 커리어 내내 큰 부상 없이 이곳까지 왔다는 건 축복이다. 수술도 없었다. 21년 동안 같은 일을 했고 이제는 다른 꿈이 있다. 나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이보그는 자신의 은퇴 경기도 어느 정도 정해뒀다. 그는 다가올 사라 콜린스전 이후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자신의 고향 브라질에서의 은퇴 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사이보그는 “PFL과 논의, 마지막 경기는 브라질에서 치르는 방안도 이야기했다. 내년에는 복싱도 하고 싶다. 그래도 2026년은 나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여성 파이터로서 최강자로 평가받은 사이보그는 누네즈에게 패배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넘보기 힘든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론다 로우지, 케일라 해리슨 등이 대항마로 평가받았으나 결국 경기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사이보그는 “내가 챔피언일 때 로우지는 막 MMA에 들어왔을 때였다. 아무도 그를 몰랐다. 그래서 내 이름을 부르며 주목을 받으려고 했다. 실제로는 나와 싸울 의지가 없었다고 본다”며 “해리슨도 마찬가지다. 내가 벨라토르에 있을 때 PFL에 있으면서 내 이름을 계속 언급했다. 그러다가 내가 PFL에 가니까 바로 UFC로 가더라. 나를 피한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로우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사이보그는 “로우지는 패배 후 그만뒀다. 그렇기에 아직도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팬들을 탓하기도 한다. 사실 로우지를 응원한 팬들은 그의 모습에 당연히 실망했을 것이다. 그래도 로우지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보고 싶은 것도 팬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우지가 다시 돌아와 젊은 선수들에게 ‘패배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를 바란다. 나는 그가 그날의 패배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더했다.
반면 사이보그는 달랐다. 그는 누네즈에게 패배한 후 절치부심했고 UFC, 벨라토르, PFL에서 8연승을 거두고 있다.
사이보그는 “12세부터 운동하면서 배운 게 있다. 나는 MMA에서 2번 졌다. 커리어 첫 경기, 그리고 14년 만의 패배. 그 패배에서 배웠고 팬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많은 팬이 ‘누네즈에게 패한 뒤 회복하는 과정을 보고 팬이 됐다’고 한다. 그게 진짜다”라며 “로우지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젊으니까 괜찮다.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에게 있어 좋은 길이다”라고 조언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