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축하받을 일이지만,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에는 비상이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는 23일(한국시각) 송성문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으로 2029년까지 적용된다. 2028시즌 이후 옵트 아웃이 가능하며 2030시즌에 대한 상호 옵션이 포함됐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MK스포츠 취재 결과에 따르면 계약금과 4년간 연봉, 바이아웃 금액 등을 합할 경우 최소 1500만 달러(약 222억 원)를 받는 조건이다.
앞서 AP 통신은 송성문이 2026년 250만, 2027년 300만, 2028년 350만 달러의 연봉을 챙기며, 선수 옵션으로 남아 있는 2029시즌 연봉은 400만 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구단과 선수 양쪽이 모두 동의해야 실행되는 2030시즌 옵션 금액은 700만 달러, 구단이 거부할 경우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2차 5라운드 전체 49번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의 부름을 받은 송성문은 우투좌타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통산 824경기에서 타율 0.283(2889타수 818안타) 80홈런 454타점 5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8을 써냈다.
특히 최근 활약이 좋았다. 2024시즌 142경기에 나서 타율 0.340(527타수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OPS 0.927을 올렸다. 올해에는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OPS 0.917을 적어냈고, 데뷔 첫 골든글러브와 마주했다. 그리고 마침내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송성문이다.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WBC에 출격하는 류지현호에는 비상이 생겼다. 송성문의 WBC 출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까닭이다. 명실상부 송성문은 대표팀 핵심 자원이었다. 올 시즌 후 열린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에서는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본인 역시 말을 아꼈다. 송성문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WBC 참가에 대해)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아직 내가 답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태인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에서 (대회 참가를) 허락해주면 나도 고민을 해볼 것”이라면서도 “(앞서) 내 선택보다는 환경이나 구단의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에 확답을 못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송성문은 당장 다음 달 진행되는 WBC 대비 1차 사이판 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는 “구단의 허락을 받고 WBC에 참가한다면 가겠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거기에 가는 것이 더 이상한 그림일 것”이라며 대표팀 합류 여부에 따라 참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대표팀에도 문보경(LG 트윈스), 노시환(한화 이글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대안은 있다. 먼저 문보경은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LG에 지명된 우투좌타 자원이다. 통산 649경기에서 타율 0.289(2187타수 631안타) 73홈런 376타점 OPS 0.825를 적어냈으며, 올해에는 141경기에 나서 타율 0.276(515타수 142안타) 24홈런 108타점 OPS 0.831을 기록, LG의 V4를 견인했다.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뒤 통산 8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2916타수 770안타) 124홈런 490타점 OPS 0.801을 올린 노시환 또한 대표팀 3루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올해에는 144경기에서 타율 0.260(539타수 140안타) 32홈런 101타점 OPS 0.851을 적어냈다.
‘건강’할 경우 김도영 역시 송성문의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호명된 뒤 통산 358경기에 나서 타율 0.311(1218타수 379안타) 55홈런 202타점 81도루 OPS 0.915를 마크했다. 올해에는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30경기 출전(타율 0.309 7홈런 27타점)에 그쳤지만, 2024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40도루 OPS 1.067을 작성, KBO 최우수선수(MVP)를 비롯해 각종 트로피들을 휩쓸었다.
다행히 최근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이번 달 초 KIA 관계자는 “김도영이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지난 달 중순부터 함평 2군 구장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타격, 수비 등 기술 훈련을 가볍게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