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괴물 선수’를 향한 찬사가 아니었다. 오타니 쇼헤이(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지켜온 강한 신념이 미국 프로스포츠, 특히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오랜 상식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오타니의 존재감은 이제 야구계를 넘어 미국 스포츠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 NFL(미국 미식축구리그) 슈퍼스타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오타니를 언급했다.
그는 오타니를 MLB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배리 본즈에 빗대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타니는 이미 ‘현대판 베이브 루스’라는 수식어조차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타니는 통산 네 차례 MVP(최우수선수상)를 받았다. 최근엔 3년 연속 MVP를 거머쥐었다.
화제를 불러온 장면이 있다. 지난해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이었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삼진 10개를 잡아냈고, 타석에선 홈런 3개를 터뜨렸다.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수행하며 한 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전례가 없었다.
미국 팟캐스트 ‘클럽 셰이 셰이’에 출연한 존 엘웨이는 “본즈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타자였다. 현재 오타니가 그와 비슷한 수준의 타자”라고 단언했다.
이어 “요즘 투수들은 더 많은 구종을 던지고, 철저한 분업 시스템 속에서 뛰고 있다. 그런데 본즈는 투수를 하지 않았다”며 오타니의 특수성을 짚었다.
엘웨이는 “투구를 하면서 동시에 저 정도의 타격을 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엘웨이는 덧붙여 베이브 루스가 1920~30년대 당시 리그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존재였는지를 언급하며 “오타니는 지금 ‘초월적’ 영역에 있다”고 평가했다. 투타 양면에서 정상에 서 있는 선수의 희소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사회자 섀넌 샤프의 분석도 인상적이다.
그는 대부분의 재능 있는 선수들이 대학 시절까지는 투타 겸업을 하다가도 프로에 들어오면 ‘한 가지를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는 점을 짚었다.
오타니는 달랐다.
샤프는 “오타니는 둘 다 허락하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는 설명이다. 이 강한 의지가 결국 역사를 바꿨다고 분석한다.
베이브 루스가 100년 전 야구의 기준을 바꿨다면, 오타니는 현대 야구의 틀을 다시 쓰고 있다. 특정 포지션에 갇히지 않는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을 가능하게 만든 실력과 신념.
다음에는 어떤 장면으로 또 하나의 전설을 남길지, 미국 스포츠계의 시선이 오타니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