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심형래가 전성기 시절 벌어들인 거액의 수입을 모두 영화 제작에 쏟아부었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
故 안성기가 최고 출연료로 1500만원을 받던 시절, 심형래는 캐릭터 ‘영구’와 ‘땡칠이’로 회당 2억원을 받았다고 회상하며 “그 돈이 다 영화로 들어갔다”고 담담히 말했다. 성공과 파산을 동시에 경험했던 선택의 배경에는, 웃음을 넘어 ‘영화인 심형래’로 남고 싶었던 그의 집념이 있었다.
7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는 대한민국 코미디계의 전설 심형래와 후배 김준호가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심형래가 평생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과,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둘러싼 대화가 이어졌다.
김준호는 “제가 볼 때 형님은 지금 최소 1조 원은 있어야 한다”며 “전용기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최소 천억은 벌었을 것 같다”고 농담 섞인 추측을 던졌다.
이에 심형래는 전성기 시절을 직접 언급하며 당시의 파격적인 출연료를 공개했다. 그는 “故 안성기 선배님이 최고 출연료를 받을 때가 1500만 원 정도였던 시절, 나는 ‘영구’와 ‘땡칠이’로 편당 2억 원을 받았다”며 “그때는 아파트 한 채 값이 500만 원 하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김준호가 “그 돈은 다 어디 갔냐”고 묻자, 심형래는 망설임 없이 “영화에 다 털어 넣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화면에는 과거 영화 흥행 소식과 함께, 이후 이어졌던 부도와 몰락을 암시하는 자막이 교차되며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MC 김주하는 “영화가 860만 관객을 동원했는데도 파산까지 가게 된 이유가 뭐였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심형래는 영화 제작 당시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 수가 최대 160명까지 늘어났다. 영화를 찍든 안 찍든 매달 인건비가 나가야 했다”며 “매출이 끊기자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임금 체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급여를 해결하기 위해 영구아트 부지를 경매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 부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어마어마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심형래는 좌절 대신 ‘창작자’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그는 “개그맨은 아이디어로 먹고사는 직업”이라며 “그 창작력 하나로 고난을 버텨왔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의 근황도 전했다. 심형래는 “최근 ‘디워2’를 AI 기술로 테스트해봤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며 “다시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영화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디워’ IP를 확장해 치킨, 신발 등 다양한 캐릭터 사업까지 넓힐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에 대한 소신도 분명히 했다. 심형래는 “내가 웃길 때 사람들이 웃어주면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다”며 “예전에는 코미디를 하면 무시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故 서영춘·배삼용·이주일 선배님들도 남들을 웃기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웃기려는 노력을 천하게 보면 안 된다. 개그맨은 내 천직”이라며 프로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