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는)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코치님, 언니 오빠들)이 위로해 줘 큰 힘이 됐다.”
‘람보르길리’ 김길리가 미소를 되찾았다.
김길리는 11일(이하 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인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한 뒤 “어제 검진 결과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약을 먹었더니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10일) 김길리는 최악의 불운과 마주했다. 혼성 계주 준결승에 최민정, 황대헌, 임종언과 함께 나섰지만, 레이스 도중 미끄러진 커린 스토더드(미국)에 걸려 넘어졌다. 전혀 피할 곳이 없었던 김길리는 쓰러진 직후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최민정과 터치하는 투혼을 선보였다.
이후 한국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결국 3위에 머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즉각 심판진에게 항의했지만, 김길리가 넘어진 시점 당시 3위였기에 판정 번복은 없었다. 이후 파이널B(순위결정전)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최종 순위는 6위가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소매를 걷어 오른팔 상태를 직접 보여준 김길리는 “충돌 당시 세게 부딪쳐 팔이 부러졌을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며 “잠시 통증이 있었지만 사라졌다. 향후 경기 출전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출혈이 있었지만 ‘찔끔’ 난 수준”이라며 “많은 분이 걱정하셨을 텐데, 난 괜찮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토더드는 이날 개인 SNS를 통해 “저의 충돌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다른 모든 스케이터 분들을 향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김길리는 “속도를 올리며 추월을 시도하던 중이었는데, 코너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스토더드가 넘어졌다. 내 속도가 너무 빨라 미처 피하지 못했다. 넘어지자마자 (최)민정 언니만 찾았다. 빨리 터치부터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례 겪어봤던 일”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경기 직후에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지만, 동료들의 위로로 다시 마음을 추스렸다.
그는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매우 속상했다”며 “들어가서 많이 울었는데, 코치님들과 언니, 오빠들이 ‘네 탓이 아니다. 이제 한 종목 치렀을 뿐’이라고 많이 위로해 줘 큰 힘이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길리는 12일 열리는 여자 500m에서 메달을 정조준한다. 그는 “스타트 레인 배정이 불리하지만, 하나씩 해결하면서 올라가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아픔을 털어낸 김길리가 여자 500m에서는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