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의 예술`, 타자들에게 왜 꿈인가

2012년 타율 3할6푼3리를 기록하며 수위타자에 오른 김태균은 역대를 통틀어서도 타율 3할1푼6리로 3위에 올라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하게 된다면 양준혁 SBS 위원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사진=김재현 기자
2012년 타율 3할6푼3리를 기록하며 수위타자에 오른 김태균은 역대를 통틀어서도 타율 3할1푼6리로 3위에 올라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하게 된다면 양준혁 SBS 위원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타자들이 숫자 하나에 하늘과 땅 차이로 느끼는 기록이 있다. 바로 타율이다. 할푼리의 소숫점 이하 세자리로 표현되는 타율의 가장 앞자리 2와 3은 단순히 숫자를 넘어 일종의 상징처럼 인식된다. 3할 타자와 2할 타자는 격이 다르다는 생각들이다. 미국의 유명한 타격 이론가인 찰리 로는 자신의 기술서적에서 '3할의 예술'이란 표현을 썼다. 3할은 야구선수로서 예술의 경지를 뜻한다.

역대 기록을 뒤져봐도 야구인들의 이런 생각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3할타자'는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희소한 기록이다.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3000타수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통산 타율이 3할이 넘는 선수는 12명이다. 최고 타율은 961경기 3050타수에서 1009안타를 쳐 통산타율 3할3푼1리를 기록한 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다. 2위는 2135경기 7332타수에서 2318안타를 쳐 통산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한 양준혁 SBS 해설위원이다. 고인이 된 장 감독은 현역 시절 '타격기계'로 까지 불린 최고의 교타자였고, 양 위원은 프로 18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역대 최다 경기, 안타, 홈런, 2루타, 득점, 타점 등의 기록을 갖고 있는 역사적인 타자다.

투수의 상징적인 10승과 비교해봐도 3할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10승 역시 투수들이 상징적으로 꼭 달성하고 싶다고 손꼽는 이정표다. 지난해 서른돌을 맞은 한국야구 역대 3할 타자가 10승 투수보다 많았던 경우는 9번이다. 1999년, 2001년, 2010년 역대 최다인 20명의 3할타자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 3할 타자들이 적거나, 비슷한 숫자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10승 이상 투수는 14명이었고 3할 이상 타자는 13명이었다. 가치를 높이는데는 이처럼 희소성이 한 몫을 한다.



한 선수는 "3할 타자와 2할9푼9리 타자는 하늘과 땅 차이다.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3할 타자와 2할 타자는 아예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3할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 놀음에 그치지 않는다. 3할에는 꾸준함이라는 가치도 내포되어 있다.

타자들은 대부분 시즌 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을 기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3할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꾸준하게 안타를 만들어낸 타자들에게 남는 영광스러운 훈장이다. 2012년 프로야구 규정타석은 412타석이었다. 기준은 소속팀의 경기수 X 3.1타석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경기당 1개 이상씩의 안타와 볼넷 등을 얻어 그 이상의 출루를 꾸준히 해야한다는 결론이다.이때문에 타율 3할은 개인적인 기록인 동시에 팀의 정확성과 꾸준함을 상징하는 기록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3할은 기량이 정점에 올라와야만 가능했던 타율이다. 역대 신인 중 3할을 기록한 경우는 단 13명(고졸신인은 1983년 유두열 1명)이었다. 정확성으로 이름이 높았던 대부분의 타자들도 적응기를 거친 이후에야 3할의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경우가 많다.

기록은 스포츠를 보다 재밌고 정확하게 즐길 수 있는 눈에 드러난 상징적인 숫자들이다. 그러나 동시에 타자들의 꿈과 땀이기도 하다. 2013년에는 3할 혹은, '꿈의 4할'을 기대해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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