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종범(현 LG 코치)은 일본 야구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했지만 첫 해 가와지리의 공에 팔뚝을 맞아 골절상을 당한 뒤 긴 슬럼프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몸에 맞는 공을 아쉬워 했다. 그 장면이 아니었다면 이종범이 특유의 과감한 공격력이 살아나며 일본 야구도 평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범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실패 원인을 자기 스스로에게서 찾았다.
이종범은 일본에서의 실패가 돈 때문에 야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MK스포츠 DB
이종범은 자신의 일본에서의 실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선 야구를 하지 못했다. 야구를 하러 갔으면 야구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햇다. 그 때 난 돈을 벌려고 했다. 옵션이 여기 저기에 걸려 있었다. 그 돈을 벌기 위해 야구를 했다. 그러다 보니 야구에 흥미를 잃게 됐고 야구가 안 풀리면 쫓기게 됐다. 끝까지 그 돈을 버리지 못해 일본에서 실패한 것이다".
이종범은 야구를 사랑하는 선수였다. 야구가 너무 재미있어 힘들줄 모르고 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이렇다 할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야구를 했지만 야구가 그저 재미 있었다고 했다.
열심히 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게 이종범은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됐다.
하지만 일본에선 그러지 못햇다고 털어 놓았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무대에 진출하자 야구가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돈을 벌기 위해 처음 야구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랬더니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야구는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했고 흥미를 잃은 야구는 기술의 발전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종범은 그렇게 일본 야구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온 뒤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야구가 다시 재미있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종범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야구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신나 했었다.
문든 한 젊은 야구 선수의 고백에서 당시 이종범의 모습이 떠올랐다. 두산 투수 이영하의 고백에서였다.
이영하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1일 공개 인터뷰서 이런 말을 했다.
"그 전에는 탐욕스러운 생각이 많았다. 돈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는 탐욕을 버리고 내 성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연봉도 많이 삭감됐고, 여러 느낀 점들이 많다".
이영하도 마찬가지였다. 야구로 돈을 벌 생각이 먼저 앞섰다. 야구가 재미 있을 리 만무했다.
팀은 그에게 선발을 맡겼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자 빠르게 흥미를 잃어갔다. 마무리를 자원했다. 그 마저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크게 줄어드는 악영향을 미쳤다.
이종범은 야구가 다시 재미있어지며 재기에 성공했다. 젊은 이영하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야구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그래서 청춘을 바치기로 마음 먹었던 존재로 돌아온다면 이영하의 야구도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최악의 자리까지 빠른 시간에 경험한 이영하다. 그의 깨달음은 이영하의 야구를 바꿀 힘이 있을 것이다.
달라진 이영하의 야구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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