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가을 공포증을 털어냈다.

후라도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 삼성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74승 2무 68패를 기록, 정규리그 4위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삼성은 현재 2위 한화 이글스(83승 4무 57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차전·4위에게 1승 부여)에서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를 1승 1패로 제친 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위 SSG(75승 4무 65패)를 5-2로 격파했다. 이후 2차전에서는 3-4 패배를 당했으나, 3차전에서 5-3 승전보를 작성했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잡아낸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7/7)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4차전 선발투수로 후라도를 낙점했다. 2023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인 후라도는 올 시즌부터 삼성에서 활약 중인 우완투수다. 통산 90경기(571.1이닝)에서 36승 24패 평균자책점 2.87을 적어냈다.

올해 활약 역시 좋았다. 30경기(197.1이닝)에 나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마크, 삼성의 에이스 역할을 잘 해냈다. SSG와도 올해 4차례(27.1이닝) 만나 1승 1패 평균자책점 3.29로 제 몫을 해냈다.

다만 이번 가을야구 들어서는 다소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2이닝 9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출격했지만, 김성욱에게 비거리 110m의 좌월 끝내기 솔로포를 허용, 또 한 번의 패배와 마주했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했다. 4차전이 열리기 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후라도의) 몸 상태는 아무 문제없다”며 “페넌트레이스 때 항상 후라도가 나오면 긴 이닝을 소화했다. 7이닝을 많이 던졌다. 오늘은 완벽하게 6회 던졌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그리고 후라도는 1회초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박성한(1루수 땅볼)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삼진), 최정(삼진)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는 한유섬을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한 뒤 고명준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최지훈(중견수 플라이), 김성욱(삼진)을 잠재웠다.

3회초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정준재(삼진), 조형우(삼진), 박성한(좌익수 플라이)을 잡아냈다. 4회초에는 에레디아, 최정을 연속 삼진으로 이끈 뒤 한유섬에게 사구를 내줬지만, 고명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초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최지훈을 낫아웃으로 잡아낸 뒤 김성욱의 중전 안타와 정준재의 희생 번트로 2사 2루에 몰렸으나, 대타 류효승에게 좌익수 플라이를 이끌어냈다. 이후 6회초에도 박성한을 낫아웃으로 묶은 뒤 에레디아에게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정을 1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7회초 한유섬(1루수 땅볼), 고명준(유격수 땅볼)을 돌려세웠다. 최지훈에게는 땅볼 타구에 나온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를 헌납했으나, 김성욱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102구였다. 패스트볼(42구)과 더불어 체인지업(26구), 커브(18구), 투심(18구), 커터(16구)를 고루 구사했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후라도의 이런 역투를 앞세운 삼성은 8회초 현재 2-0으로 앞서있다. 후라도의 뒤를 이어 우완 김태훈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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