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로 돌아온 ‘그리스 괴인’, 그는 코트의 불문율을 부수는 윈드밀 덩크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다.
밀워키 벅스 포워드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종아리 부상으로 8경기를 결장한 뒤 지난 28일(한국시간) 시카고 불스와 원정경기에서 복귀, 24분 42초 뛰면서 29득점 8리바운드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밀워키는 112-103으로 이겼다.
마지막 장면은 조금 논란이 됐다. 109-103으로 앞선 종료 2초 전 윈드밀 덩크를 성공시켰다.
보통 농구 경기에서 승부가 거의 정해졌을 때 이기고 있는 팀이 마지막 공을 잡으면 공격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야니스는 이를 무시한 것.
상대 팀 시카고 선수들은 당연히 야니스의 덩크를 도발로 여겼고,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시카고 센터 니콜라 부체비치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야니스는 아마도 우리 팀이 자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보도에 화가 난 모양”이라고 쏘아붙이며 불만을 드러냈다.
야니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 동부 11위인가? 11위인가 12위인가? 우리는 그저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이어 “만약 막판에 거칠어진 것이 문제라면,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챔피언이 아니다. 왜 우리가 남은 시간을 허비하고 존경심을 드러내며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니스의 말대로 밀워키는 현재 다른 것을 신경 쓸 틈이 없다. 13승 19패로 동부 11위에 머물러 있다. 지금 위치에서 올라가지 못하면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다.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나가는 10위 자리와는 1.5게임 차라 아직 포기는 이르다.
야니스는 “나는 이 리그에서 13년을 뛰고 있다. 우리가 계속 이렇게 진다면 이 라커룸 안에 있는 선수 중 절반은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할 것이다. 솔직히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에는 나는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면서 팀 승리를 돕고 싶다. 만약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음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손에 더러운 것을 묻혀서라도 해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야니스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바비 포티스는 “약간의 대립도 좋아한다. 우리는 숨기지 않을 것이다. 그가 빌런이 되고 싶다고 했으니 우리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그를 잘 따라가면 문제없을 것이다. 매일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승리와 자신감, 좋은 습관을 쌓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다 보면 5할 승률을 달성할 것이다. 거기서부터 나아가면 된다”며 야니스의 윈드밀 덩크가 전한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밀워키가 이번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야니스의 트레이드 루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야니스의 말처럼 ‘라커룸의 절반이 사라진다면’ 아마 가장 먼저 사라질 선수는 야니스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는 트레이드 루머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나는 이곳에 있다”고 말을 끊었다. 같은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한 그는 “그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며 트레이드 루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야니스는 이어 “나는 이곳에 있다. (트레이드 루머는) 나와 동료들에게 무례한 일이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이 유니폼을 입고 있다. 구단 조직, 코칭스태프, 나 자신, 나를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해주는 분들에게 ‘나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한 일이다. 그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 나는 여기에 있다. 이 유니폼을 입고 있다. 내가 이곳에 있는 한,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내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