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O 10’ 상세리뷰] ‘완성형 아티스트 임영웅’으로의 업그레이드

2016년 8월 8일, 화려한 조명도 없이 작은 무대에서 20여 명의 팬들과 손 시리게 풍선을 불며 시작했던 청년 가수가 1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한가운데에 섰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임영웅이 선보인 스페셜 디지털 앨범 IM HERO 10과 이를 단일 최대 규모로 완성해 낸 고양종합운동장 스타디움 콘서트는, 그가 왜 대체 불가능한 ‘완성형 아티스트’인지를 완벽하게 입증해 낸 찬란한 이정표였다.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이번 컴백은 가요계의 오래된 관성을 과감히 뒤집는 파격에서 시작되었다. 보통은 신곡 음원을 먼저 발표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거쳐 오프라인 무대로 열기를 잇는 것이 수순이지만, 임영웅은 정식 음원 공개에 앞서 사흘간의 고양 스타디움 콘서트 현장에서 10곡 전체를 팬들에게 라이브로 먼저 선사했다. 음원 차트라는 사전 안전장치 없이 오직 ‘임영웅’이라는 이름과 팬들과의 깊은 신뢰만으로 5만 여 야외 스타디움을 밀도 높게 채운 것이다.

가을밤 하늘빛 은하수 속에서 수만 관객이 신곡의 첫 멜로디와 노랫말을 눈과 귀로 직접 마주한 그 순간은,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아티스트의 새로운 10년을 함께 열어젖히는 역사적 체험으로 각인되었다.

올라운더 싱어송라이터의 완벽한 진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신곡 6곡은 발라드, 팝, 라틴, 싱어송라이팅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한층 진화한 임영웅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타이틀곡 ‘또또’ — 싱어송라이터 임영웅이 건네는 위트와 중독성

임영웅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타이틀곡 ‘또또’는 아티스트로서의 유연함이 가장 극대화된 트랙이다. 경쾌하고 감각적인 리듬감 위에 “내 맘을 훔친 거야 또”라는 위트 넘치는 가사가 언어의 유희처럼 얹혀 청자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아역 배우 김준과 반려견 시월이가 등장한 티저 영상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이 곡은, 가창에 불필요한 힘을 빼고 말하듯 가사를 툭 던지는 임영웅 특유의 밀당 창법이 돋보인다. 스타디움 무대 위에서 펼쳐진 그의 경쾌한 댄스 퍼포먼스와 여유로운 가창은 올라운더 플레이어로서의 내공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사진=물고기뮤직
사진=물고기뮤직

‘모이세’ — 감각적인 사운드와 신선한 리듬의 조화

도시적인 팝 감성과 세련된 리듬 세션이 어우러진 ‘모이세’는 임영웅의 보컬이 얼마나 감각적으로 그루브를 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곡이다. 소리의 중심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면서도 음과 음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보컬 컨트롤이 빛을 발하며, 무대 위에서 청량한 에너지를 뿜어내 관객들의 어깨를 자연스럽게 춤추게 만들었다.

‘바일라 (Baila)’ — 라틴 팝 감성으로 확장된 뜨거운 에너지

스페인어로 ‘춤추라’는 뜻을 담은 ‘바일라’는 열정적인 라틴 팝 리듬을 임영웅만의 정갈하고 기품 있는 보컬로 해석해 낸 트랙이다. 자칫 과 과잉으로 흐르기 쉬운 라틴 장르에서, 임영웅은 선명한 발음과 또렷한 성량 조절로 가사의 전달력을 살리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스타디움 전체에 웅장한 라틴 리듬이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이 보인 환호는 그가 특정 장르에 고착되지 않는 ‘무한 확장형 아티스트’임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부디 행복해질 것’ — 마음을 다독이는 ‘임영웅 표’ 감성 발라드의 정수

임영웅의 장기인 깊은 감성 발라드의 정점을 찍는 곡이다. 서정적인 피아노와 현악 선율 위로 얹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섬세한 호흡 조절과 크레센도·디크레센도의 정교함이 돋보인다. 듣는 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가만히 보듬어 안아주는 듯한 진정성 어린 노랫말은, 그가 왜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음악적 위로자’인지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살아온 우리에게’ — 묵직한 서사와 삶을 향한 따뜻한 헌사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찬가 같은 곡이다. 읊조리듯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보컬의 서사 구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웅장한 감동을 선사한다. 감정을 밖으로 지르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삼켜내며 절제하는 그의 창법은, 삶의 고단함을 아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눈시울이 붉어지는 울림을 안겨주었다.

‘뉴욕 (New York)’ — 트렌디하고 세련된 브리티시/어반 팝의 재해석

이국적이고 세련된 도회적 분위기를 풍기는 ‘뉴욕’은 임영웅의 유연한 어반 팝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인디 밴드의 세련된 아날로그 감성과 트렌디한 팝 사운드가 접목된 이 곡에서 그는 감각적인 보컬 톤으로 자유로운 자유로움을 표현하며 듣는 즐거움을 한층 풍성하게 채워 넣었다.

사진=물고기뮤직
사진=물고기뮤직

초심과 시간에 대한 깊은 오마주

이번 앨범의 또 다른 축은 기존 인기곡과 데뷔곡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4곡의 재해석 트랙이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10년의 시공간을 관통하며 쌓아 올린 아티스트의 성장 서사를 완성한다.

‘미워요’ (2016 데뷔곡) — 10년의 시간을 관통해 스타디움에 울려 퍼진 초심

이번 앨범과 콘서트에서 단연 가장 뭉클하고 핵심적인 트랙이다. 2016년 8월 8일, 화려한 홍보도 없이 발표했던 그의 데뷔곡 ‘미워요’가 1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5만 관객이 운집한 스타디움 무대에서 웅장하게 재탄생했다. 무명 시절 수많은 노래 교실과 작은 방송을 발로 뛰며 불렀던 그 노랫말이 최정상의 자리에서 다시 불리는 순간, 현장은 눈물과 감동으로 물들었다. 가장 결핍했던 시절 자신을 알아봐 준 팬들의 숨결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아티스트로서의 가장 진실된 초심 선언이었다.

‘사랑은 늘 도망가’ — 국민 OST의 한층 고도화된 감정선

전 세대의 애창곡이자 멜론 차트 상위권을 장기 집권한 메가 히트곡이 더 깊어진 보컬 테크닉과 결합했다. 기타와 드럼 세션이 가미된 리듬감 있는 편곡에 과도한 리버브(잔향) 없이 또박또박 가사를 짚어 나가는 그의 미니멀한 보컬은, 수년 동안 축적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그윽하고 포근한 여운을 남긴다.

‘모래 알갱이’ — 자작곡이 지닌 청량한 힐링의 재발견

임영웅의 두 번째 자작곡이자 영화 OST로도 사랑받았던 ‘모래 알갱이’는 더 정교해진 아쿠스틱 사운드로 재탄생했다. 특유의 청량한 휘파람 소리와 포근한 음색이 고양 스타디움의 가을 밤바람과 어우러지며, 듣는 이들에게 평온하고 아늑한 쉼터를 선물해 주었다.

‘아 비앙토 (A bientot)’ — 국악 힙합과 엠비언트의 웅장한 재해석

곤룡포를 입고 무대를 누비던 시그니처 엠비언트/힙합 트랙 ‘아 비앙토’는 스타디움급 규모에 맞춘 대형 메가크루 퍼포먼스와 결합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전통적 정서와 현대적 빠른 비트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임영웅의 폭발적인 성량과 댄스는, 전 세대를 하나로 묶어내는 세대 통합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사진=물고기뮤직
사진=물고기뮤직
아쉬움조차 기분 좋은 기대감으로: ‘10곡’이 남긴 감질남

이처럼 신곡과 재해석곡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워낙 뛰어난 탓에, 대중문화 비평의 시선에서 유일하게 스쳐 지나가는 소박한 아쉬움은 역설적이게도 ‘10곡이라는 수량이 다소 짧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데뷔 10주년이라는 거대한 시공간적 서사와 고양 스타디움이라는 압도적 스케일을 감안할 때, 임영웅의 정규 풀-랭스(Full-length) 앨범을 오랫동안 열망해 온 리스너들에게 10곡의 스페셜 앨범은 금세 지나가 버리는 선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역량의 부족이 아닌, 그가 선보인 음악적 수준이 너무 높았기에 발생하는 ‘기분 좋은 감질남’이자, 앞으로 펼쳐질 그의 차기 정규 앨범을 더욱 간절히 기다리게 만드는 기분 좋은 설렘의 다른 이름이다.

사진=물고기뮤직
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이라는 독자적 장르, 새로운 10년을 향한 빛나는 확신

멜론 누적 스트리밍 135억 회 돌파, 그리고 스타와 팬이 함께 만드는 누적 수십억 원대의 기부 릴레이까지. 임영웅이 세운 수치들은 단순히 인기의 크기를 넘어, 그가 우리 사회와 대중문화계에 형성한 깊은 ‘신뢰의 깊이’를 증명한다.

트로트 가수로서는 최초로 고양 스타디움에 입성해 대기록을 완성한 임영웅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한계를 허물어뜨리는 ‘진화형 뮤지션’이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그동안 걸어온 패기 넘치는 여정을 증명하는 ‘도착지’였다면, 이번 고양 스타디움과 IM HERO 10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찬란한 ‘출발지’가 되었다.

기술적인 기교를 넘어 가사 한 한 마디에 삶과 위로를 실어 내는 아티스트. 과거의 초심을 보물처럼 가슴에 품은 채 대중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는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다음 10년은, 대한민국 가요계가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볼 가장 아름다운 동행이 될 것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황정민 스토킹 여성에 1심 벌금 600만원 선고
김수현 최종 무혐의…김새론 관련 증거 AI 조작
미스코리아 진 우서윤, 압도적인 비율과 핫바디
블랙핑크 리사, 아찔한 블랙 비키니 자태 공개
성기라, 아시안게임 주짓수 3회 연속 메달 도전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