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AG 女 복식 금메달 따낸 신유빈-전지희의 아름다운 우정 [항저우 현장]

“(신)유빈이가 옆에서 힘을 실어줘서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전지희), “(전)지희 언니가 잘 이끌어줘서 감사하다”(신유빈).

신유빈, 전지희가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에서 한국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금메달을 안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진한 우정이 있었다.

신유빈-전지희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차수영-박수경을 세트스코어 4-1(11-6 11-4 10-12 12-10 11-3)로 격파했다. 이로써 이들은 포디움 맨 위에 서게 됐다.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사진(항저우 중국)=이한주 기자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사진(항저우 중국)=이한주 기자
신유빈-전지희가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우승이 확정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신유빈-전지희가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우승이 확정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결과였다. 먼저 한국이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석은미-이은실에 이어 21년 만이었다.

신유빈, 전지희는 또한 지난 2021 도하 아시안선수권대회 복식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힘을 이뤄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신유빈, 전지희가 이처럼 멋진 팀워크를 자랑하며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끈끈한 우정이 있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전지희는 “(결승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됐다. 솔직히 좀 많이 떨었는데, 옆에서 (신)유빈이가 힘을 실어줘서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에 개인 첫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해 전 종목 메달을 쓸어담은 신유빈도 “아시안게임 결승에 처음 올라와 신기했다. 신기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전)지희 언니가 잘 이끌어줘 감사하다. 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신유빈의 이런 말을 들은 전지희는 살짝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후 믹스트존에서 다시 만난 그는 이 상황에 대해 “그동안 쌓아온 우리 둘 만의 이야기가 있다. 애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특히 전지희는 중국에서 탁구를 하다 2008년 처음 한국으로 왔고, 2011년 귀화한 뒤 이날 생애 처음으로 국제 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을 터.

그는 “솔직히 내가 중국에서 수준이 떨어져서 더 높은 자리에 못 올라갔었는데, 한국이 다시 기회를 주셔서 탁구 제2의 인생을 출발할 수 있었다”고 한국에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에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전지희의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항저우에서 값진 성과를 얻게 됐다.

전지희는 “작년부터 몸이 안 좋고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다. 올해 출발도 안 좋았다”며 “태국 대회에 나갔다가 돌아오게 돼 (신)유빈이에게 많이 미안했다. 마지막 세계대회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섰는데, 너무 잘 마쳤다. 점점 컨디션이 올라왔다. 이번 대회도 처음에는 잘 안됐다. 태국도 어렵고 북한 선수들도 어려웠다. 그런데 서로를 믿어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메달을 수확한 선수들이 모두 함께 올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메달을 수확한 선수들이 모두 함께 올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항저우 중국)=AFPBBNews=News1

이번 대결은 또한 남·북전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항저우에서 남과 북이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전 종목에 걸쳐 이날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시안게임 탁구로 범위를 넓히면 남과 북이 결승 맞대결을 벌인 것은 1990 베이징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이었다. 당시 한국이 금메달을 따냈는데, 공교롭게 이번에도 승자는 한국이었다. 참고로 북한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같이 사진을 찍자는 신유빈, 전지희의 제의를 받아들였지만,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고, 공식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신유빈은 “상대가 누구든 똑같이 경기를 준비했다. 작전도 하던대로 준비했다”며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세리머니도 즐겁게 별 생각 없이 했다”고 활짝 웃었다.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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