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시 8월까지 잘 치다가 9월과 10월 들어 무너졌다. 올해도 9월과 10월에 내가 어떻게 버틸 지에서 준비한 성과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KIA 타이거즈 ‘내야 사령관’ 유격수 박찬호는 올 시즌 7월(타율 0.320) 들어 타격감을 끌어 올리면서 전반기 부진을 털었다. 이후 박찬호는 8월 올 시즌 최고의 월간 성적을 달성했다. 박찬호는 8월 타율 0.382/ 34안타/ 13타점/ 6도루/ 14볼넷/ 22득점으로 팀 반등에 큰 힘을 보탰다.
앞선 박찬호의 말처럼 9월과 10월에도 좋은 타격 흐름을 유지한다면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꿈은 아니었다. 고비는 찾아왔다. 박찬호는 9월 중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도중 인대 손상을 당했다. 하지만, 짧은 부상 공백 속에서 빠르게 회복한 박찬호는 9월 타율 0.303(66타수 20안타)로 흔들리지 않았다.
10월 들어서도 꾸준히 안타 생산을 이어간 박찬호는 10월 4일 KT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또다시 부상 악몽을 겪었다. 이날 박찬호는 3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안타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박찬호는 5회 초 상대 선발 투수 이선우에게 팔목 부근 사구를 맞았다.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한 박찬호는 끝내 대주자 오선우와 교체돼 경기장에서 빠져나갔다. 병원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척골 분쇄 골절 소견을 받은 것이었다. 박찬호는 5일 정밀 재검진을 받은 뒤 향후 재활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단 10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사실상 정규시즌 아웃이 될 수밖에 없는 부상이다. KIA는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성범과 최형우, 그리고 박찬호까지 부상으로 잃는 충격에 빠졌다. 테이블세터인 박찬호-김도영이 중심 타자들이 빠진 팀 타선 핵심 득점 루트였기에 향후 잔여 일정을 치를 팀에 큰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비록 안타까운 불의의 부상이 찾아왔지만, 박찬호는 여전히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릴 만한 위치에 서 있다. 박찬호 자신도 내심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기대하고 있었다.
박찬호는 9월 초 “사람인지라 이 성적을 유지한다면 내가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을까 기대는 하지만, 그 기대가 절대 내 행동을 통해 밖으로 표출되지 않게 할 거다. 오로지 팀이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고, 개인성적을 위해 꾀를 부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까지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136안타/ 3홈런/ 52타점/ 30도루/ 73득점/ 출루율 0.356/ 장타율 0.378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총 507타석 소화로 규정타석인 446타석을 이미 채웠다. 데뷔 첫 ‘3할 유격수’라는 타이틀은 지킬 수 있다. 이는 박찬호의 데뷔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요소다.
올 시즌 박찬호의 골든글러브 경쟁 상대는 LG 트윈스 오지환(타율 0.272/ 111안타/ 8홈런/ 61타점/ 16도루/ 64득점/ 출루율 0.375/ 장타율 0.402)과 SSG 랜더스 박성한(타율 0.270/ 119안타/ 9홈런/ 47타점/ 4도루/ 51득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374)이 될 전망이다. 과연 박찬호가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