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은 다시 만나는 법...WS에서 눈찢은 그 쿠바 선수, 다르빗슈와 한 팀됐다

악연의 주인공들이 ‘한솥밥’을 먹게됐다. 최소한 이번 캠프에서는 그렇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율리 구리엘(40)과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 초청선수로 캠프 합류하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125만 달러의 연봉에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이다.

구리엘은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 동안 927경기 출전해 타율 0.280 출루율 0.326 장타율 0.438을 기록한 베테랑 타자다. 2017년과 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2021년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0.319)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마주한 다르빗슈와 구리엘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마주한 다르빗슈와 구리엘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한때 잘나갔지만, 지난 3년간 휴스턴, 마이애미 말린스, 캔자스시티 로열즈 세 팀에서 타율 0.243 OPS 0.652에 그친 결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게됐다.

그는 현재 마땅한 주인이 없는 샌디에이고의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다르빗슈 유와 한 팀이 됐다는 것이다. 둘은 악연이 있다.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차전에서 다저스 선발로 나선 다르빗슈는 휴스턴 타자 구리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구리엘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두 손으로 눈을 찢으며 ‘치니토(Chinito, 작은 중국인 소년)’라고 말하며 다르빗슈를 놀렸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 전파를 탔다.

두 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는 아시아인에 대한 비하 행위로 간주된다. 구리엘은 이같은 행동을 한 대가로 다음해 정규시즌 첫 5경기를 뛰지 못하는 징계를 받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이같은 악연을 기억하고 있는 A.J. 프렐러 파드리스 단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다르빗슈에게 최소 세 차례 연락, 구리엘을 영입해도 좋은지를 물었다고. 다르빗슈는 쿨하게 이를 수락했고 결국 둘은 한 팀이 됐다.

다르빗슈는 19일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장에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팀에 합류하면 여러분이 이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 다르빗슈, 벨린저 인터뷰

다르빗슈는 지난 2017년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애스트로스에도 아시아팬들이 있을 것”이라며 구리엘의 행동이 “무례했다”고 꾸짖으면서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오늘 그가 한 행동은 옳지 않지만, 그를 비난하기보다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여기서 뭔가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인류에게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다. 분노에 집중하기보다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갔으면한다”는 말을 남기며 관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관대함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피닉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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