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격투기(MMA) 글로벌 넘버원 단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대한민국 파이터를 스파링으로 4차례나 다운시킨 한국 권투선수가 링으로 돌아온다.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초등학교에서는 3월30일 한남 프로모션(대표 김한상)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복싱커미션(KBM)이 인정 및 주관하는 대회가 열린다. 김황길(34·한남체육관)은 레이 심바혼(필리핀)과 계약 체중 65㎏ 3분×6라운드로 1444일(3년11년14일) 만에 프로 경기를 치른다.
연극영화과를 나와 배우의 길을 걸으며 몸을 만들기 위해 복싱장을 찾았다가 인생이 달라졌다. 25살 뒤늦은 데뷔 후 856일(2년4개월3일) 만에 9승 1패로 맹활약하여 아시아를 제패했다.
2019년은 김황길 프로권투 경력의 하이라이트다. ▲2월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61.2㎏) 아시아 챔피언 결정전 3라운드 KO승 ▲5, 9월 타이틀 1, 2차 방어 성공 ▲11월 세계복싱기구(WBO) 주니어웰터급(63.5㎏) 글로벌 타이틀매치 만장일치 판정패로 숨 가쁘게 달렸다.
김황길의 도전을 뿌리치고 WBO 글로벌 챔피언 자리를 지킨 리엄 파로(29·호주)는 2024년 6월 국제복싱연맹(IBF) 주니어웰터급 챔피언이 됐다. KBM 황현철 대표는 “훗날 월드 타이틀을 획득하는 파로가 경기 내내 김황길과 정면승부를 피하고 뒷걸음을 쳤다”며 회상했다.
SBS스포츠 및 tvN SPORTS 해설위원 등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KBM 황현철 대표다. “WBO 글로벌 챔피언 리엄 파로가 홈경기인데도 김황길의 인파이팅에 당황한 것을 호주 권투계 역시 주목했다”고 2019년 11월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황길은 2021년 4월 프로 16번째 경기 뒤 눈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복싱부 강사 ▲골드로드복싱짐 대표 등 지도자 생활뿐 아니라 △대학로 창조소극장 연극 ‘골드로드’ 제작 연출 출연 △자전적 에세이 ‘원펀치’ 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선수로서 현장을 떠나 있는 동안 한국인 UFC 8호 파이터 최두호(34)와 과거 연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지만, UFC 66㎏ 공식랭킹 11위까지 올라간 1991년생 동갑 ‘코리안 슈퍼보이’를 제압한 김황길의 권투 실력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수필집 출판사 ‘책과강연’이 김황길한테 ‘복싱 괴물’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어도 지나친 수식어라는 비판을 받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시합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으면서 프로 복귀를 결심했다.
김황길은 2024년 8월 KBM 슈퍼미들급(76.2㎏) 챔피언 윤종대(33)와 3분×4라운드 시범경기로 은퇴 1220일(3년4개월2일) 만에 몸을 풀었다. 225일(7개월13일) 후 뛰는 정식 시합 퍼포먼스는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2016년~ 14승 2패
KO/TKO 08승 0패
WBA 아시아 챔피언(2차 방어)
WBO 글로벌 타이틀 도전자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