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헤엄을 치는 듯한 슬라이딩이었다. 탁월한 운동 능력으로 도루를 만들어 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밥 멜빈 감독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전날 경기에서 이정후의 도루 장면을 돌아봤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이정후는 이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타이밍은 늦었지만, 몸을 비틀어 2루 베이스로 팔을 뻗어 들어가며 상대 태그를 피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도루로 번복됐다.
“이정후는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말문을 연 멜빈은 “처음에는 아웃될 거라 생각했는데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자신의 운동 능력을 이용해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시 장면을 돌아봤다.
이정후의 이 도루는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멜빈은 “만약 거기서 득점을 올렸다면 결정적인 도루가 됐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팀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중”이라며 말을 이었다.
한동안 도루가 없던 이정후는 최근 많이 뛰고 있다. 선발 출전한 세 경기에서 모두 도루를 기록했다.
멜빈은 이와 관련해 “지금은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최근에 뛸 좋은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 득점을 제대로 못내고 있는 상황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주자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아웃되는 것을 원치 않지만, 동시에 가능한 득점권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그저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최근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경기에서 30득점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17년 6월 23일부터 7월 8일 동안 15경기 30득점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한 흐름이다. 이 15경기에서 한 번도 4득점을 넘기지 못했다.
득점이 저조하다보니 도루 시도는 자연스럽게 많아지고 있다. 지난 4경기에서 1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9월 20일부터 24일 사이 4경기 10도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날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한 멜빈은 “전날 경기는 우리에게 절망적이었다. 득점을 내지 못했고, 많은 득점을 내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경기는 잊어버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경기를 맞이해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좋은 위치에 올라 있다. 상황이 전환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