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이양기(한화)는 1981년생이다. 2003년 입단한 35세의 야구선수는 293번째 경기에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그 293번째 경기는 없을 수도 있었다.
이양기는 지난 13일 큰 주목을 받았다. 권용관의 웨이버 공시와 맞물려 정식선수 신분이 됐고, 그는 9회초 2사 만루서 대타로 나가 3타점 2루타를 때렸다. 그 한방은 한화의 극적인 역전승 발판이었다.
2014년 10월 17일 광주 KIA전 이후 697일 만의 KBO리그 경기를 뛴 이양기는 기회를 준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해했다. “찬스 때 믿어주신 감독님께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 이야기를 더했다.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지난 2014년 8월 12일 대전 두산전에서 7회말 변진수의 공이 그의 왼 약지를 맞혔다. 이후 경기를 계속 뛰었으나 통증은 남아있었다. 2015년 1월 훈련 중 재발하면서 1년을 통째로 쉬었다. 그리고 그의 신분도 정식선수가 아닌 육성선수으로 바뀌었다.
이양기에게 야구를 포기하지 말라고 한 건 김 감독이었다. 이양기는 “그만둘까도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했다.
이양기는 지난 7월 현역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네가 필요하다”라고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를 건넸다.
김 감독은 “이양기가 2달 전 그만두겠다고 찾아왔더라. 그런데 훈련 중 그의 타격 소질을 눈여겨봤다. 그래서 언젠가 쓰려했다. 어제 1군 엔트리에 등록한 것도 쓰려고 올린 것이다. ‘네가 필요하다’라고 하니 마음을 돌렸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양기는 마음을 접었다. 다시 배트를 휘둘렀다. 그리고 2달 후 보은했다.